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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국민 5% 장애인 시대


국민 5% 장애인 시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2012년 기준 251만1,000명을 넘는다. 지난 2002년 144만9,000명에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 인구의 약 5% 규모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률은 36%로 전체 고용률 64%의 절반 수준이고 장애인 실업률은 6.6%로 전체 실업률 3.2%의 두 배가 넘는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되면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은 3%, 민간기업은 내년부터 2.7%를 고용해야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 부문 장애인 고용률은 2.5%, 민간 부문 고용률은 2.3%에 불과하다.

대표적 원인은 우리 사회의 편견이다. 작고하신 서강대 장영희 교수의 '내 생애 단 한번'을 읽다가 울컥하는 감정에 책을 여러 번 덮은 적이 있다. 그는 장애의 삶을 천형(天刑)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천혜(天惠)의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신체장애로 천형 같은 삶을 극복하고 일어선 이 시대 희망의 상징'이라는 매스컴의 찬사에도 그는 오히려 적잖게 유감을 표명했다. 장애인들에게 남발되는 '인간승리'라는 과장된 찬사가 장애인에 대한 일반의 오해와 편견에 기초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리고 장애가 없는 사람이 볼 때는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안쓰럽고 힘들어 보이지만 정작 장애인들은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장애인이라는 구분 자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도 각각의 분야에서 능력의 차이를 나타낸다. 어떤 사람은 100미터를 11초에 뛰지만 어떤 사람은 22초에 달린다. 그렇다고 11초에 달리는 사람이 22초 달리는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인간은 모든 분야에서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장애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사실 인간은 누구나 잠재적인 장애인이다. 이른 바 중도장애인, 즉 후천적 장애인이 될 가능성을 우리는 항상 안고 살아가고 있다. 교통사고·질병 등 후천적인 원인으로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90%에 달한다. 선천적 장애는 약 10%뿐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장애인이 직면하는 각종 문제들을 강 건너 불 보듯 해서야 되겠는가. 장애는 나하고는 관련이 없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 문제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편견을 제거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의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CSR 활동)이 중요하다. 장애인 고용은 단순히 혜택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근로자들 역시 기업 실적을 올리고 세금도 납부한다.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장애인 고용률이 높은 프랑스·독일·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비율이 낮은 점은 우리 대기업들이 거듭 성찰하고 주목해야 할 문제다. 인간은 누구나 불편하거나 한계가 있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 다만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장애라는 구분을 만들어낼 뿐이다. 장애를 장애로만 보는 것이 바로 가장 큰 장애다. 편견이 장애를 낳는다는 헬렌 켈러의 메시지를 함께 되새겨보는 것이 국민 5% 장애인 시대를 살아가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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