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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협상 지연작전 펼칠듯

연합군 군사작전 조짐따라 기존 강경노선 수정 움직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인정하고 탈레반 측도 “시한이 지났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면서 협상 분위기에 작지만 의미 있는 전환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 당국자도 2일 오후 “시한도 없고 탈레반 측이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지금은 매우 ‘모호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밤 군사작전 개시설로 혼선을 일으키면서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우리 정부와 탈레반과의 담판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직접 협상 본격 돌입…협상 중요 국면 도래=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리겠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며칠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 기간 동안 단초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이 특정 시한을 놓고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탈레반과 우리 정부,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와의 3각 대화가 다른 궤도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에 맞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측도 다소 달라진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州)의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납치범들이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 대사에 대면협상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시한이 지났지만 우리는 교섭을 선호한다.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우리 정부가 1일 직접 협상을 밝힌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진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우리 정부는 고조되고 있는 군사작전 가능성에 대해 반대의 뜻을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표시하고 나섰다. 천 대변인은 ‘인질 구출작전 외에 통상적인 군사작전도 반대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며 “무장단체에 잘못된 신호가 전달될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직접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압박수단이 가해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하나의 관심은 백종천 대통령 특사가 파키스탄에서 하루 더 체류하기로 한 점이다. 탈레반에 영향력이 큰 파키스탄 정부를 통해 새로운 딜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아프간 정부와도 담판은 오리무중=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 정부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 다른 나라의 역할을 과도하게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을 두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포로 석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상당히 의식하는 한편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아프간 정부와도 또 다른 각도에서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그렇다고 포로 석방 문제가 당장 결말이 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적어도 현 시점까지는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오는 5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는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회담에 앞서 해답을 갖고 두 사람이 만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리지만 대화의 한편으로 군사작전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해석이 맞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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