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차기 사령탑 인선 작업의 첫 단계로 기술위원회 회의가 다음주 열릴 예정이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에 올려놓은 허 감독은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축구협회가 후임 감독 인선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차기 감독 인선에서 물러나기로 일찍 결심했다"고 말하며 "당분간 재충전 시간을 가지면서 공부를 할 생각"이라며 대표팀 사령탑 재계약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이로써 지난 2007년 12월 외국인 지도자 시대를 마감하고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한 지 2년6개월여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연임 제의를 받아왔던 그는 "원정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고 그만두게 돼 다행"이라며 "가족들이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는데 가족들과도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소년축구 육성이나 프로축구 K-리그 복귀 등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인으로서 인생의 모든 것을 걸겠다"며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허 감독은 한때 '무색무취 축구'라는 비아냥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내며 당면과제였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는 '유쾌한 도전'이라는 기치 아래 태극전사들을 다독이며 마침내 한국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한국인 지도자의 미래를 어깨에 짊어지고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좋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퇴장'을 알렸다. 축구협회는 오는 7일 오후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어 후임 사령탑 인선 작업에 들어간다. 물망에 올랐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올해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전념하겠다"며 고사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표팀 수석코치로 허 감독을 보좌했던 정해성 코치와 김학범 전 성남 일화 감독 등이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외국인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