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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게이단렌의 '현실주의적 선택'

자민당 지지선언 포기… 민주당과는 관계회복 부심

일본 재계 본산인 게이단렌(經團連)이 집권당인 자민당과 거리를 두는 것은 '자민당에 대한 실망'이라기 보다 새로운 실력자가 확실해지는 민주당에 대한 '줄대기'이자 피해 최소화를 위한 '현실주의적 선택'이다. 일본 민주당의 집권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게이단렌은 오는 30일 치러질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확실시되자, 50여년간 '찰떡 공조'를 과시해 온 자민당과 거리를 두는 대신, 재계의 이익에 반하는 정당인 민주당과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해 부심하고 있다고 일본 재계 소식통들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면서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이 훨씬 넘는 300~33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게이단렌은 최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지지 정당 발표를 자제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는 한편, 통상적으로 9월에 발표하던 정당 정책평가 결과를 두 달 뒤로 미루는 등 민주당과의 관계 회복에 고심하고 있다. 게이단렌이 자민당 지지선언을 포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재계 관계자는 "게이단렌은 2005년 총선에서 당시 회장이 자민당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던 것을 포함, 이전의 총선에서는 항상 지지정당을 공개해 왔었다"고 밝혔다. 개별 기업들의 민주당 집권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일본 142개 건설하도급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건설하도급협회의 나가오 아리가 사무총장은 "공공부문 건설의 축소를 공약한 민주당 정부의 정책은 우리에게 대단히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민주당 정책에 따라) 공공부문 프로젝트가 급감할 경우 수 많은 관련 기업들이 회생불능 상황에 빠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차기 집권을 '예약'한 민주당은 일본 재계와 자민당의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어 게이단렌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이달 초 게이단렌과의 정책설명회에서 "종전처럼 자민당에 정치헌금을 몰아주지만 않는다면, 정치헌금을 더 달라고 하지는 않겠다" 고 뼈 있는 농담을 던져 게이단렌에 일침을 가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2007년도 자민당의 정치헌금은 29억1,000만엔인데 비해 민주당은 8,000만엔에 그쳤다. 민주당은 정경유착 차단을 위해 집권 이후 게이단렌이 자민당으로부터 얻어낸 대기업 세금감면 조치를 30~50% 삭감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와 각종 업계단체, 기업 또는 국민이라는 3층 구조로 돼 있는 일본의 사회구조를 정부와 국민(또는 기업)을 직접 잇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막상 집권하게 되면 현실적인 이유들 때문에 게이단렌과 모종의 타협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재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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