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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금융패권 막 오른 글로벌 허브 경쟁] <4> 오일자본의 메카 두바이

관광·부동산 활황 업고 화려한 부활 … 중동·阿 PF 교두보로



유럽·阿 아우른 지리적 이점… 세계의 돈 급속히 빨아들여

이자 안 받는 이슬람금융… 영미식 병행해 한계 극복

세계25대 은행중 21곳 둥지

국부펀드·왕족 재산 몰린 아부다비 추격이 변수

지난 2009년 11월 세계 금융허브를 꿈꾸던 두바이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다.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성장세를 이어갔던 두바이였기에 심리적 충격은 컸다.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은 하나둘 떠났다. 마천루 속의 사무실도 텅텅 비면서 두바이의 꿈은 '신기루'가 된 듯싶었다. 그렇게 4년여가 지난 뒤 기자가 취재차 방문한 두바이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동의 부호들이 몰리는 두바이에서 자동차 번호판은 부와 신분을 상징한다. 1번은 셰이크 모하메드 통치자의 번호판. 두세 자리까지의 차량 번호판은 왕족과 부호들이 차지하며 인기 있는 차 번호판은 경매시장에도 나온다. 지난해 경매에 부쳐진 77번 번호판은 무려 50억원에 한 부호에게 낙찰되기도 했다. 세계의 돈을 다시 빨아들이면서 부의 상징이 될 만한 것들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두바이가 중동 전역에서 밀려드는 자본과 부동산 시장 활황에 힘입어 세계 금융허브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두바이 내 부동산과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이고 이라크 재건사업과 글로벌 기업들의 아프리카 프로젝트까지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이 다시 높아졌다. 세계국제금융센터(IFC)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두바이는 53개 IFC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뉴욕·런던·싱가포르·프랑크푸르트·홍콩 다음이다.

◇밀려드는 중동 자본…경제회복세 뚜렷=두바이는 최근 관광업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상반기 두바이를 찾은 관광객은 전년동기보다 11%가 많은 550만명을 기록했다. 두바이 정부는 오는 2020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으며 연간 관광객 수를 2,000만명으로 늘리고 두바이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중동 전역에서 자본과 사람이 몰려들며 부동산도 다시 호황기를 맞았다.

현지의 한 부동산 업자는 "두바이 빌딩들의 공실률은 약 20% 수준이지만 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빌딩이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동 인근 국가들의 정세불안으로 자본가들이 밀려들면서 두바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두바이는 특히 앞으로 경제성장의 활로를 항공·관광·물류 분야 간의 복합적 발전에서 찾고 이와 관련한 인프라 개발을 대폭 늘리고 있어 PF 등 금융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과 아프리카 투자의 금융 교두보 역할=두바이는 이라크 등 중동 낙후지역의 개발과 글로벌 기업들의 아프리카 투자의 금융 교두보로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유럽을 아우르는 지리적 이점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두바이에서 금융을 일으켜 새로운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선희 KOTRA 중동지역본부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아르빌 지역의 리조트 개발사업도 대부분 두바이 금융을 기반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중동과 아프리카 사업에서 두바이를 교두보로 삼아 세계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은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이슬람 금융의 한계를 극복하는 융통성을 발휘한 점도 두바이가 세계 금융허브로 도약한 비결이다. 두바이 금융은 이자를 받지 않고 임대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이슬람 금융과 영미식 금융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중동 자금과 유럽 자금이 모두 자유롭게 유입되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는 구조가 정착될 수 있게 됐다.

◇경쟁자 아부다비의 등장…중동 금융허브의 변수로 떠올라=금융허브로서 두바이의 위상은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를 중심으로 들어온 세계 금융기관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세계 25대 은행 가운데 웰스파고·RBS·로이즈 등 21곳이 두바이에 둥지를 틀었고 자산운용사 상위 20곳 중 11곳, 보험사 상위 10곳 중 8곳이 두바이에 진출했다. 두바이와 한국이 2003~2004년께 비슷하게 금융허브 구상을 내놓은 것에 비춰보면 이미 격차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벌어진 셈이다.

다만 두바이의 성장에 변수는 있다. 두바이의 형제국가인 아부다비가 두바이의 금융허브를 따라잡기 위해 금융특구를 설립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부다비 금융특구는 '아부다비 월드파이낸셜'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졌으며 100% 외국인 지분을 허용하고 면세와 함께 본국 송금도 보장하는 등 국제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부다비는 국부펀드와 왕족의 재산을 포함하면 1조2,00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자산을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두바이 금융허브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하지만 금융허브로서의 환경 등은 두바이가 아직 앞서 있어 중동의 금융허브 맹주는 당분간 두바이가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본부장은 "아부다비의 자본력이 두바이를 위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두바이가 훨씬 서구적이고 자유롭게 개방돼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아부다비 금융허브가 두바이를 추월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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