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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무역센터서 탈출 현대증권 송형진씨

건물나서는 순간 남쪽빌딩 '폭삭'현대증권 뉴욕지사에 근무하는 송형진(32)씨가 아비규환속의 월드트레이드센터를 가까스로 빠져나온 뒤 본지에 당시의 상황을 전해 왔다. 출장을 갔다가 새벽 비행기로 돌아와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쪽건물 78층에 위치한 사무실로 바로 왔다.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경이었다. 45분 정도가 지났을까. 서류정리를 하던 중 갑자기 폭음이 울리더니 천장이 무너지고 건물이 흔들리면서 새까만 연기가 사무실을 뒤덮었다. 육감적으로 지진이 아니라 폭탄테러라는 느낌과 함께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당시 사무실에 있던 7명(한인 6명)과 함께 휴지를 물에 적셔 입과 코에 대고 계단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두가지 사실에 놀랐다. 첫째는 당시 상황에서도 건물의 에어컨디션과 환풍시설이 작동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계단을 내려가는 미국인들의 모습이었다. 우리가 내려가고 있을 때 소방관들과 경찰관들이 올라왔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들은 숨진 사망자중 일부일 것 같다. 그들의 명복을 빌고 싶다. 계단을 이용, 9시 45분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밖으로 나와서 옆에 있는 센추리21 백화점을 향해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뒤에서 굉음이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남쪽건물이 붕괴되고 있었다. 이때부터 뛰기 시작했다. 먼지와 호흡이 곤란할 것 같아 실내 주차장안으로 뛰었다. 업타운을 향해 걸으며 와이프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걸어서 퀸즈보로 브릿지까지 왔을 때 비로소 집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집에 계신 부모님과 와이프가 연락이 되지 않는 동안 얼마나 걱정을 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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