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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관료주의 타파 시동

■ 취임후 첫 정치국 회의 주재<br>당 간부 방문때 교통통제 말라… 레드카펫 치워라…<br>고질적 부패로 민심 이반 심각<br>지도부 8계명 구체적 적시<br>공산당 체질변화 이어질지 주목


'당 간부 지방 방문시 교통 통제하지 마라' '지도자 방문시 레드 카펫을 걷어치워라' '가치 없는 정치국원 동정은 언론 보도하지 마라'.

중국의 시진핑 총서기가 4일 취임 이후 첫 정치국원 회의를 주재하고 이반된 민심을 잡기 위해 공산당 관료주의 타파에 시동을 걸었다. 후진타오 등 이전의 지도자들이 추상적으로 당의 지도사상을 강조한 것과 달리 당 간부가 구체적으로 지켜야 할 업무 방식 8계명을 적시하며 지도부의 각성을 강도 높게 촉구한 것이다. 이는 최근 부패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정풍 작업과 맞물려 공산당의 체질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시 총서기의 이 같은 행보는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3조원 축재설 등 최고위 지도자의 부정 의혹을 비롯해 지방 간부의 농민 토지 불법 철거 및 뇌물 수수 비리 등 당 간부의 부패 사건이 끊임없이 터지면서 민심 이반이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을 흔들 정도로 커졌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시 총서기의 멘토로 알려진 쑨리핑 칭화대 교수가 지난 29일 한 포럼에서 "중국에서 군중 시위와 폭력 등을 통해 이미 혁명이 조용히 시작됐으며 당국이 앞으로 5∼10년 내 과오를 바로잡지 못하면 국가에 큰 변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로 중국인의 민심 이반은 심각한 상태다.

중국의 신임 지도부가 인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줄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시 총서기가 이날 발표한 8계명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지도자의 지방 방문 때 교통 통제를 하지 말고 대중을 동원한 꽃다발 증정 등 환영 행사를 하지 말라는 대목이다. 중국은 주요 지도자들이 지방 방문이나 기업 시찰 때 수시간 동안 교통을 엄격 통제해 지역 주민들은 차 안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요 지도자의 동정을 천편일률적으로 보도하던 언론 관행을 종식시키겠다는 것도 이번 업무방식의 주요한 변화다. 중국 관영언론은 한국 독재정부 시절 '대한 뉴스'처럼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등 지도자의 동정을 앵무새처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시 총서기는 이날 "지도자는 인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작업에 매진해야 하며 정치국원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총서기가 이번에 발표한 지도자 업무방식의 변화는 형식주의를 타파하고 근본적으로 인민의 삶과 복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계와 관가에서는 리커창 부총리와 왕치산 기율검사위 서기가 최근 회의 참석자에 준비된 원고를 읽지 말고 마음에 담고 있는 실질적인 발언을 하라고 촉구한 것이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리커창 부총리는 지난달 지방 지도자들과의 경제개혁을 주제로 한 회의에서, 왕치산 부총리는 당부패 관련 전문가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원고를 읽어 내려가자 이를 중단할 것을 지시하고 허심탄회한 즉석 발언을 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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