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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式 스태그플레이션 아시아 엄습할지도"

"중국.한국.대만 특히 취약…당장은 위험하지 않다"

아시아는 저금리 추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당장은 위험 가능성이 높지 않으나 지난 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지도 모른다고 저명한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15일 경고했다. 다음은 페섹이 자신의 견해를 간추려 블룸버그에 기고한 내용이다. 아시아 경제가 여전히 `휴식기'를 맞지 못하고 있다. 지난 97-98년의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자 이번에는 역내 최대 경제국인 일본과 중국이 인근 국가들로 디플레를 파급시켰다. 이제 소비 물가가 회복되지만 아시아에 또다른 위기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바로 그 위험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시아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급박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모건 스탠리 아시아의 홍콩 소재 앤디 시에 수석애널리스트는 "경기 둔화가빠르게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인플레가 (아시아)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역내 중앙은행들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아시아가 70년대식 혹은 그보다 더 나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급박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당시의 타격을 경험한 이들은 인플레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결코 안이하게 봐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경우 주식과 채권시장에 동시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논리를 뒷받침하는 두가지 증거를 댄다. 하나는 아시아 전역의 저금리 추세다. 이 때문에 자산 수요가 급증했으며 결국 자산분배 왜곡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로 인도네시아가 거론된다. 쉽게 풀린 돈이 자카르타의 부동산 가격과 주가를 폭등시켰다는 것이다. 또다른 증거로 역내 임금상승 추세와 중동 불안에 크게 기인하는 고유가가 지적된다. 시에는 이 때문에 "현재 아시아가 겪고있는 완만한 인플레가 악화될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를 우려한다면 지난 70년대 석유파동 때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그랬던 것처럼 유가를 `포용'하는 정책을 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때문에 통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오히려 인플레를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 상승과 통화가치 하락은 아시아 채권시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내 중앙은행들이 저금리를 유지하면 인플레 가중 위험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아시아 정부들이 저금리에 의지해 성장을 촉진시키려고 할 때는 특히 그렇다. 시에는 아시아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특히 중국, 한국 및 대만이 크게 노출돼있다고 분석한다. 그는 한국과 대만의 경우 중앙은행들이 향후 4-6분기 가량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왜냐하면 저금리를 통해 계속 성장을 유도하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으나 그 폭은 FRB가 단행한 폭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시에는 내다봤다. FRB는 얼마전 4년여의 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 연방기금 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올해 성장이 5% 내외로 예상되는데 반해 인플레 상승률은 근7%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2002년 디플레이던 것이 올해는 인플레가 약5%로 치솟을 전망이다. 한국 역시 한해 전에 3% 가량이던 인플레가 올해는 3.6% 내외로 상승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내수도 침체된 상황에서 인플레가 가중되는 케이스다. 그만큼 불리하다는 얘기다. 인플레는 사후 지표라는 점에서도 그 여파를 속단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최근 몇년간의 아시아 성장이 저금리에 얼마나 기인했느냐는것이다. 여기서 짚어야하는 것이 바로 `거품 고착' 문제다. 이는 중앙은행이 지나치게성장에 치중해 느슨한 통화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낮추는 한편 자산 가치도 필요 이상으로 치솟게하는 것을 말한다. 아시아가 미국같은 거대 경제국의 실업과 인플레가 치솟던 지난 70년대와 같은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모두가 우려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코언 애널리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지금 당장 아시아를 위험하게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강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가 완만한 인플레 속에 견실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시아 정부들은 중앙은행에 비해 인플레를 더 우려하는 것으로보인다. 한 예로 중국의 경우 정부 관리들은 부동산 및 자동차 판매 과열을 식히기위해 노력하는데 반해 인민은행은 여전히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세계경제 성장이 결국은 둔화돼 자연스럽게 인플레도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점을 기대하는 것막?보인다. 그러나 통화 당국의 이런 자세는 위험하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에는 "설사 성장세가 둔화되는 역효과가 나더라도 역내 중앙은행들이 지금 금리를 (어느 정도) 올려 비올 때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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