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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난 사람' 가고 '된 사람' 온다


‘사랑의 비누 만들기’ 봉사에 동참한 싸이버로지텍 신입사원들. 봉사활동에 참가해 쌀을 나르고 있는 SK텔레콤 신입사원들. 구직자들이 한 포털 채용업체에서 모의 면접을 받고 있다.

KT&G 신입사원이 소외된 노인을 돌보고 있다.

『 소나기가 쏟아지는 어느 날 밤 노부부가 차를 몰고 가다 허름한 호텔에 들렀다. 호텔 직원은 객실이 없어 인근 호텔을 수소문하다가 결국 자신의 방을 내 주었다. 노부부는 다음 날 호텔을 나서면서 "덕분에 잘 잤다"며 방 값의 3배를 건넸으나 그는 극구 사양했다. 객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어느 날 호텔 직원에게 뉴욕행 항공권과 초대장이 전달됐다. 자신의 방에서 자고 간 노부부로부터 온 것이었다. 그가 도착하자 노부부가 새로 지은 웅장한 호텔 현관에서 그를 맞이했다. 그리고 "당신을 위해 이 호텔을 지었다"며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오픈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미국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초대 경영자가 된 조지 볼트(George Bolt)의 유명한 일화다. 타인을 배려하는 볼트의 따뜻한 인성이 결국 자신의 인생을 바꾼 것이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성(人性, 인간 됨됨이)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경쟁 사회로 치달으면서 인간적인 품성보다는 출신 학교, 탁월한 업무 능력, 외국어 실력 등 이른바 스펙이 중시됐다. 설명서 혹은 제품 사양을 뜻하는 '스펙(SPEC)'은 언제부터인가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학벌, 학점, 토익 성적 등 취업에 필요한 점수와 조건들을 일컫는 말로 정착됐다. 최근 들어 기업체 채용 현장과 대학 입시에 인성을 중요한 스펙 중 하나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인성을 중시하던 옛 전통이 되살아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미국 월가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심각하면서도 중요한 문제로 지목됨에 따라 자기 중심적인 'Me 세대'가 아닌 공동체를 중시하는 'We 세대'의 가치가 새삼 주목 받는데 따른 현상이다. 경제학자인 실비아 휼렛은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를 통해 "공동체와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We 세대'는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Me 세대'에 대비되는 개념"이라며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We 세대'가 'Me 세대'를 대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졸업 시즌에는 폭력과 성적 모욕으로 얼룩진 일부 학교의 졸업식 뒤풀이 행태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으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학생들의 인성에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인 저부터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청소년에 대한 인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매년 소비자 트렌드를 발표해온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0'(미래의 창 펴냄)을 통해 '매너 남녀(Manner matters)'를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2010년 이후 한국 사회에서 매너는 사소한 예의 범절의 문제를 넘어 성공의 조건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인격과 매너가 다른 어떤 스펙보다 중요해지면서 개인과 조직을 불문하고 세련되고 인간적인 매너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온ㆍ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식은 유한하지만 치열한 삶의 태도,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인성은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며 더 나아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의 미래까지 좌우한다"고 안철수 KAIST 석좌 교수는 강조했다. 그 동안 가장 중요한 덕목이면서도 경제 논리에 밀려 간과됐던 인성이 오랜 세월을 돌아 제 자리를 잡는다면, 그래서 자신의 욕심보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된 사람'을 길러내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면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날도 멀지 않았다.』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새삼 조명받고 있는 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생전 인재 중시 경영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호암은 직원 수백 명을 뽑을 때도 면접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필기시험 결과를 전혀 보지 않고 면접만 집중해 놓쳐서는 안 될 인재는 ‘○’로, 회사와 잘 안 맞을 것 같은 사람은 ‘X’로 표시했다고 한다. 박완순인성교육개발원 박완순 원장(경영학 박사)은 “사람의 됨됨이를 뜻하는 인성은 어떤 스펙보다 우선 순위에 놓인 최상의 가치”라며 “탁월한 스펙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인성이 된 직원은 교육을 통해 능력을 키울 수 있지만 아무리 뛰어난 직원이라도 인성이 갖춰지지 못하면 조직과 사회에 보탬이 되지 않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이력서 자랑하는 당신, 봉사활동 하셨나요?
■ '난 사람' 가고 '된 사람' 온다… 인성도 스펙
■어릴 적 인성 교육이 평생 간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지식보다 인성을 중시해 어려서부터 인성 교육에 힘썼다. 아이가 태어나 돌이 되면 할머니가 아이 교육을 맡아 스스로 옷을 입고 올바로 수저 쥐는 법을 가르쳤다. 6~7세가 되면 할아버지로부터 이른바 ‘쇄소응대(灑掃應對)’를 배웠다. 물 뿌리고 청소하고 손님이 오면 나가서 맞는 기초적인 인성 교육을 천자문 같은 지식 교육보다 먼저 가르쳤던 것이다. 유대인의 교육법으로 잘 알려진 ‘밥상머리 교육’도 인성을 중시한 교육 방식이다. 어릴 적부터 부모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이를 통해 품성을 키우는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이 교육이 결국 사람의 됨됨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얻은 일상적인 대화가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한 기폭제라고 회고한다. 현재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한 활발한 기부 활동을 펴고 있는 빌 게이츠는 “21세기 자본주의는 서비스의 대가를 지불할 능력을 가진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강조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민준이(9)는 할아버지 집(전남 순창)에 가기 싫어했다. 재래식 화장실이 불편하고 장남감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민준이가 한 달에 한 번씩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는 봉사 활동에 참가하면서 몸과 마음이 부쩍 자랐다. 어머니 신윤정(38) 씨는 “어르신 봉사 활동을 시작한 후로 할아버지 댁에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안마해 드리고 심부름도 하는 등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윤용섭 한국인성교육연수원장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나 어른에 대한 존경심 같은 덕목은 인간다운 우아함”이라며 “이런 마음가짐이 어릴 때부터 잘 형성된다면 성장한 후엔 사회적으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이현중학교는 올해 졸업생의 10%인 42명이 자사고와 특목고에 진학하는 성과를 거둬 주변 학교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그런데 정작 이 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뛰어난 진학 실적 뒤에 ‘생각하는 벌’이란 새로운 인성 교육이 있다고 강조한다. 생각하는 벌은 학칙이나 에티켓을 어긴 학생들에게 체벌 대신 행동 교정을 유도하는 글을 쓰도록 하는 인성 교육의 일환이다. 데보라 로제베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훈련수석은 지난해 방한해 “한국의 유아 교육이 학업적인 측면은 뛰어나지만 인성 교육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OECD 국가, 특히 북유럽 국가의 교육은 인성과 사회성 발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지식 교육 위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OECD 국가는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0.45%를 유아(만 3∼5세 기준) 교육을 위한 공적 투자에 쓰는데 비해 한국은 10분의 1(0.05%) 수준에 불과하다. ■‘난 사람’보단 ‘된 사람’을 키우는 대학 올해 KAIST 수시모집에서 내신성적은 떨어지더라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창의력과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택해 화제가 됐고 어려운 가정환경이지만 3년간 1,345시간 동안 봉사 활동을 한 여학생이 ‘2009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뽑혔다. 서울대 경영대학은 지난해부터 방학 기간을 이용해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름 방학 동안 국내 다문화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학습 지도 등 자원 봉사 활동을 진행했으며 이들 중 17명의 봉사 단원이 지난 1월 5일부터 13일간 필리핀 마닐라 오지 마을에서 지역 봉사를 펼쳤다. 학과 공부와 취업 준비에 치우치기 쉬운 학생들에게 국내외 소외 계층에 대한 봉사 활동 기회를 통해 인본주의 정신이 충만한 글로벌 시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 학장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 책임 의식 등 사회성 함양 교육이 전제돼야 한다”며 “자신의 재능을 ‘덕성’으로 감쌀 때 존경받는 사회 리더가 될 수 있고 리더가 될 권리도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지난 2006년부터는 해비타트에서, 지난 2008년부터는 유네스코에서 학생들이 자원 봉사를 통한 인턴십 기회를 갖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생활 수준이 낮은 지역을 방문해 사랑의 집 짓기 봉사활동과 황폐한 자연을 되살리기 위해 나무 심기 등의 자원봉사를 진행한다. 안재우(경영 02학번) 씨는 “졸업 후 건설회사에 입사하고 싶어서 집 짓는 과정을 볼 수 있는 해비타트에 지원했다”며 “집을 지으며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학생의 사회봉사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리더의 자질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봉사 활동에 대해 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2010년 1학기 현재 22개 과목으로 개설된 사회봉사 과목은 ▦전공 알리미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발달장애 및 자폐아 대상 행동치료 ▦음악 연주 ▦학습 등 전공이나 특색에 맞는 자원 봉사 22개 과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3,000여명의 학생들이 자원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연세대 자원봉사센터 송인한 부센터장은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인간의 삶과 사회의 다양성을 체험,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나와 타인, 나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 성숙한 인성과 태도를 갖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정 학습지도·해비타트 등 대학생 봉사 일반화
기업체 인사담당자 75% "학벌·자격증보다 인성 중시"
"단기간에 성취 안돼… 어릴때부터 착실히 교육 받아야"
■인성이 그들만의 취업 비결!
스펙이 화려한 요즘 신입 사원들은 예전보다 실무 역량은 높아졌지만 기본 인성, 의사소통 및 조직 적응 부분에선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9월 100인 이상 기업 450개사에 근무하는 팀장 3,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신입 사원의 뛰어난 점으로 ‘열정 및 도전 정신’(33.3%)과 ‘문제해결능력’(18.4%)을 꼽았지만 ‘조직적응 능력’(38.0%)과 ‘기본 인성’(26.4%) 등은 부족한 덕목으로 지목됐다. 이런 가운데 인성을 무기로 취업 전선에서 성공을 거둔 젊은이들도 있다. ‘지방 국립대(충북대) 졸업, 평균 학점 B, 토익 점수 700점대...’ 학교도 학점도 그 흔한 어학점수도 특별할 것이 없었던 황상태(가명ㆍ26) 씨는 올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언뜻 봐선 크게 내세울 것 없어 보이던 그가 면접관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입사 전 2개 노인복지회관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나이와 출신 배경이 달라도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면접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식과 떨어져 사는 노인 뿐 아니라 노숙자 출신, 지체장애인들도 계셨지만 여러 계층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그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방법 등을 배웠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승민 현대모비스 인사팀 차장은 “황 씨는 자신만의 강점을 쓰라는 자기 소개서 항목에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썼을 만큼 대인 관계에 자신감을 보였다”며 “회사 업무의 상당 부분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풀어나가는 것인 만큼 인성이 훌륭한 인재가 결국 회사가 원하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군 제대 후 자신이 배운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생각에 2년 반 동안 야학 봉사 활동을 해 온 신준영(28ㆍ중앙대 전자전기공학부) 씨는 올해 SK텔레콤 신입 사원으로 채용됐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내가 아닌 우리가 행복한 삶’이라는 신 씨는 “취업을 위해 만드는 스펙은 입사 후에도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 대학 생활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인력관리팀 우경민 매니저는 “SK텔레콤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펙은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신 씨처럼 주인 정신과 열정을 갖고 공동체 정신으로 무장한 야생형 인재를 선발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STX엔진에 공채 17기로 입사한 송진하(31) 씨의 이력 역시 이색적이다. 흔히 말하는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토익 점수도 높은 편이 아니다. 대신 대학 졸업 작품으로 친환경적인 ‘누워서 타는 자전거’를 설계, 창의성을 발휘한 것은 물론 전문대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입학해 대학 생활 6년을 보냈고 외국계 업체에서 수년간 근무하면서도 STX에만 3번이나 도전하는 등 불굴의 도전 정신을 보여준 것이 면접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제용 인력관리실장은 “그 동안의 전형 과정에서는 객관성만 부각되시키다 보니 정형화할 수 있는 평가 툴을 활용해 채용한 인력들이 현업 적응에 문제가 생기거나 팀워크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목격됐다”며 “특히 최근 젊은이들이 예전에 비해 스펙은 화려하지만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고 팀원과의 조화나 열린 자세를 먼저 생각하는 인성적인 측면이 부족한 것이 채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 차별화된 경험이나 우수한 인성이 경쟁력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기업체 인사담당자 2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75.5%가 신입사원 채용시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고려하는 것으로 ▦인성(성실성, 정직, 대인관계 등)을 꼽았다. 출신학교(6.1%), 자격증 취득 개수(4.0%), 학점(2.2%), 외국어 실력(1.4%) 등에 대한 평가는 예상외로 낮았다. 실제로 스펙은 좋지만 인성이 좋지 못하다고 여겨 탈락시킨 지원자가 있냐는 질문에 거의 모든 인사담당자가 그렇다(98.9%)고 응답했다. 우수한 스펙으로 서류전형은 통과할 수 있지만 인성이 큰 영향을 미치는 면접 전형은 쉽게 뚫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구직자들의 스펙이 평준화되면서 채용시 인성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진다”며 “다른 스펙과 달리 인성은 입사 후 단기간 교육을 통해 향상시키기 어려운 기본 소양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기업 현장에선 스펙보다 인성 안철수연구소에는 ‘A자형 인재’라는 독특한 인재상이 있다. A자형 인재는 그림 상으로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A자는 사람 인(人)자와 그 사이의 선(━)으로 구성되어 있는 글자라고 볼 수 있다. 한 분야의 전문지식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이 있는 각 개인들(人)이 서로 가교(━)를 이뤄 하나의 팀으로 협력한다는 뜻이다. 또 다르게 해석하면 A자를 삼각형(△)으로 보고, 바람직한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 인성, 팀워크 능력이 삼각 균형을 이뤄야만 바람직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1박 2일 합숙 면접 시스템을 개발, 인성 평가에 적용하고 있다. 1시간 미만의 면접으로는 인성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고 보고 이틀에 걸쳐 팀별 미션 수행, 팀 프로젝트, 팀 퍼포먼스 발표 등을 통해 조직원으로서 소양을 입체적으로 살피는 방식이다. 고객 서비스 정신이 중요한 유통 업체들은 필기 시험을 아예 보지 않는 대신 인ㆍ적성 검사와 토론, 심층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다. 롯데그룹은 2007년부터 인ㆍ적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면접은 개별 심층면접과 주어진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20분 가량 발표하는 프리젠테이션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채용 전형 중 1차 면접을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다. 면접관이 지원자의 학력, 가족관계 등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자 이름만으로 면접을 실시한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은 서류 전형에 이어 1차(에세이 · 실무면접)와 2차(인물면접)로 나눠 치른다. 인물 면접에선 면접관 5명이 조별 4~5명의 지원자에 대해 성실성과 윤리성 등에 초점을 맞춰 묻는다. NHN의 채용 과정에서 인성 평가는 일정 부분 배점을 하는 것이 아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필수 항목이다. 인성을 점검하는 2차 면접에서 면접관은 응시자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하게 맡은 업무를 수행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언행에 진실성이 느껴지고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인재인지를 평가한다.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만 인성을 보는 게 아니라 정기적인 연수 프로그램 및 봉사 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인성 함양을 독려한다. 나보다 조직을 생각하는 조직원이 결국 회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GS칼텍스 신입 사원들은 연수 기간 중 저소득 가정 아이들과 직접 케이크를 만드는 체험 활동, 당일 만든 빵을 복지시설 어르신 및 장애인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SC제일은행은 임직원에게 매년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2일간의 유급 휴가를 제공했다. 그룹 모토인 ‘다양성과 포용성’을 몸소 실천하도록 독려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싸이버로지텍도 신입사원 교육 과정에 지난 해는 인천 장애인복지관 수로 만들기 활동, 올해는 친환경 비누 1,000개를 직접 제작해 노인 요양 복지관에 기증하는 등 봉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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