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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판사와의 대화’ 스케치

사법 사상 처음으로 긴급 소집된 `전국 판사와의 대화`는 일부 판사들이 초반부터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심야까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가 절차상 문제 등을 제기하며 1시간 50분 만에 퇴장하는 우여 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7시간 30분간의 회의가 끝나자 법관들의 긴 박수소리가 터져 나와 파문진정을 자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대화 개최 사실이 일선 법관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된 것은 오전 10시 30분, 법원 내부통신망에 긴급 공고가 난 것은 12시 30분이었다. 때문에 일부 참석자들은 뒤늦게 회의소집사실을 알고 허겁지겁 달려온 탓인지 가쁜 숨을 몰아 쉬기도 했다. 참석 판사들은 대부분 비장한 표정이었으며, 최근 법관 내부의 갈등 양상을 반영하듯 서로간의 대화조차 없이 굳은 표정이었다. ○…오후 4시50분께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지법 대표가 아닌 개인 법관 자격으로 대화에 참여했던 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가 회의장을 퇴장하면서 한 차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 부장판사는 “오전 10시 30분이 회의 사실을 알고 오후 3시에 회의를 시작하는 대법원의 졸속적인 일처리는 오만의 극치”라며 “이러한 법원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다”고 기자들에게 말하고 급히 대법원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날 대화에는 문 부장판사 외에도 연판장 사태를 촉발시켰던 서울 북부지원 이용구 판사가 개인자격으로 참여했으며 서명에 동참했던 몇몇 판사들도 참석했다. ○…1인 당 약 5~10분 간의 발언 시간을 할당 받은 법관들은 회의 초반에 소집 절차상의 문제점을 집중 성토했다. 서울지법 유승남 판사는 “급히 대화 소집 사실을 알고 90명의 판사들에게 의견을 보내달라는 메일을 보냈지만 7명 만이 답변을 보내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오늘 대화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참여 법관들의 대표자격이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회의 소집에 대한 문제제기가 끝나자 대법관 제청 파문과 관련한 본격적인 토론이 수시간 이상 이어졌다. 이 가운데 대법원 측은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이번 임명 제청은 그대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사전에 회의 내용을 적극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 차례 긴 박수소리가 이어진 후 회의가 끝나자 법관들은 “대법원 공보관이 채널을 단일화해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는 말을 남긴 채 황급히 흩어졌다. 그러나 대법원측은 결과 발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일부 개혁성향 참여 판사가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먼저 묻기도 해 회의 결과가 완전한 파문 진정으로 이어질지 스스로도 궁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의는 오후에 시작해 밤늦도록 한 차례 쉬는 시간도 없이 진행됐으며, 대법원은 김밥과 생수를 회의장에 저녁식사로 제공했다. 또 각 지방에서 온 법관들을 공항과 버스터미널로 배웅할 두 대의 버스가 회의 진행 중에 대법원에 도착해 대기했다. <이진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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