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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깜깜한 영종하늘도시

지난 11일 방문한 영종하늘도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황량 그 자체였다.

약 1만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가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주변 풍경은 한눈에도 '여기에 어떻게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주민을 지원하겠다고 서둘러 지은 1층짜리 농수축산물센터와 입주지원센터는 오히려 현지의 분위기를 더욱 스산하게 만들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동시분양에 들어갔던 건설사들이 시공비를 갹출해 3년 임대형식으로 7~8층짜리 건물을 올려 대형슈퍼ㆍ약국ㆍ병원ㆍ학원 등을 유치하겠다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지만 LH 측에서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LH가 상가시설이라며 임시로 지어놓은 가건물이 입주예정자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영종하늘도시가 기반시설이 전무한 최악의 신도시가 될 것이란 예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돼왔다.



2009년 10월 아파트 분양 당시 업체들은 영종-청라를 연결하는 제3연육교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이 다리는 국토해양부와 LH, 인천시 간 입장 차이로 아직까지 첫 삽조차 못 뜨고 있다.

도로ㆍ공원 등 필수 기반시설도 마찬가지다. 상업용지 등이 팔리지 않아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시행자인 LH가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공의 잘못된 예측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아파트 계약자와 건설사다. 건설사의 말을 믿고 계약에 나선 사람들과 정부의 말을 믿고 분양에 나선 건설사 모두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영종하늘도시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거를 위한 최소한의 시설들이다. 멋들어진 공원이나 랜드마크빌딩은 차치하고라도 슈퍼마켓ㆍ병원ㆍ약국 등이라도 하루빨리 갖춰져야 한다. 먼저 사람이 들어와서 살만한 시설을 만들어야 투자도 이뤄지고 땅도 팔린다. 영종하늘도시는 정부와 지자체나 업체가 한가롭게 내 탓 네 탓하며 책임을 미룰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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