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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銀, 파생상품 거래 급증
입력2004-12-19 17:35:20
수정
2004.12.19 17:35:20
[한국 금융시장 투기 노출 심화] <br>국내銀 선물환·외환스와프서 점차 밀려<br>"인력 확충ㆍ리스크관리 시스템구축 시급"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국계 은행이 국내 은행을 점유율에서 이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로 실수요로 이뤄진 현물환의 거래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헤지와 투기수요로 이뤄진 선물환, 외환 스와프 거래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어 국내 외환시장의 투기 노출 정도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국내 외환시장의 구조적 변화’ 보고서에서 외환 파생상품시장뿐 아니라 현물환ㆍ선물환 등을 거래하는 외환 매매시장에서도 외국계 은행 지점의 점유율이 국내 은행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외환 매매시장에서 국내 은행의 점유율은 47.3%, 외은 지점은 52.7%으로 집계됐다. 외환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국내 은행이 32.9%, 외은 지점이 67.1%로 외국계가 절반 이상을 잠식한 상태다.
박 연구위원은 “아직까지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현물환 거래의 비중이 높지만 앞으로는 파생상품 시장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파생상품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의 지배력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외환 파생상품 시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선물환, 외환 스와프 등 기초적인 원화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국내 은행이 밀리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앞으로 국내 은행들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NDF(역외시장)를 주름잡고 있는 메릴린치ㆍ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 ‘빅3’가 국내 외환시장에서 본격 활동을 시작할 경우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외국계에 잠식당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올해 외국의 대형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메릴린치가 국내 외환시장 참여자격을 획득한 데 이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도 국내 외환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참가자뿐 아니라 외국환 중개사 시장에도 올해 외국계 ICAP가 국내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이처럼 세계적인 플레이어들이 국내 외환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외환위기 이후 성장세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말 현재 국내 외환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121.9%늘었다.
이중 선물환ㆍ외환 스와프 시장의 증가율이 특히 두드러져 외국계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외환매매(현물환, 선물환, 외환 스와프) 대비 선물환 시장은 외환위기 이전 11%에서 2003년 17%로, 외환 스왑시장은 같은 기간 8%에서 25%로 증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파생상품 시장 확대는 세계적인 트렌드로 불가피한 현상이고 헤지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해외 투기세력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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