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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특집] 손보·재보험 '폭풍전야'

외국계 보험사들이 전방위에 걸쳐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지금까지 외국보험자본의 국내진출 무대는 생명보험업. 최근 몰려들고 있는 외국사들도 생명보험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진출은 한 방향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겸업에 익숙하다. 까다로운 전업주의 규제를 받아온 국내 보험사들과 달리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은행, 증권 등 전 금융업을 동시에 운영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유럽계 보험사들은 오랫동안 겸업의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생명보험-손해보험-재보험시장의 순으로 한국보험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험시장에서 외국자본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은행이나 증권같은 다른 금융권에 대한 외국자본의 지배력도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아직 생보업에 머물고 있는 외국보험자본은 본격적으로 손보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독일 알리안츠에 인수된 프랑스 AGF사의 한국현지법인인 프랑스생명은 한국손해보험 시장 진출을 다소 유보하고 있으나 정책당국으로부터 지점설립 내인가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내려갈 경우 자동차보험시장에도 외국자본이 들어올 태세다. 지난해 IMF직후 차량운행 감소에 따라 손해율이 급락하자 외국계 보험사들은 국내손보사들에 제휴를 제의하기도 했다. 국내 손보사와 계약을 맺은 후 영업은 자신들이 하고 차가 고장나거나 사고날 때 보상서비스는 국내회사들이 수수료를 받고 대행해 달라는 것이었다. 언제 어느 때라도 외국 자본이 보험 전종목에 들어올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외국사들의 국내시장 진입 증가는 필연적으로 이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 수입보험료의 해외유출입도 더욱 빈번해지기 마련이다. 통로는 공식적으로 보장돼 있다. 재보험거래를 통해 국내에서 축적된 잉여가 해외로 이전되는 상황이 다가 오는 것이다. 더욱이 외국계 보험사들의 대부분이 거대 금융그룹이며 재보험사를 직접 운영하거나 거대 재보험사와 밀접한 거래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재보험을 통한 국내보험시장의 예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적 브로커 회사들도 속속 국내에 진입하고 있다. 전세계에 걸친 영업망을 갖춘 국제 브로커사들을 통해 국내 원보험사와 해외 재보험사간 직거래가 늘어나고 결국 국내 보험계약의 과실이 국내에는 얼마 남지 않고 해외로 빠져 나갈 수도 있다. 이들 브로커사중에는 한국내 전체 생손보사를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큰 곳도 적지 않다. 재보험시장이 무너질 경우 생각지 못했던 폐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대형 공장이나 생산시설, 국가 주요시설, 선박 운행 등 국가 이익과 연관된 민감한 정보가 재보험거래를 통해 외국에 그대로 흘러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 피해는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것이다. 국내 재보험시장이 연속해서 몰아칠 풍랑을 헤치고 나갈 수 있는 역량은 충분치 못한 실정이다. 유일한 전업재보험사인 대한재보험은 경영혁신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외국보험사에 맞서기는 아직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다만 겉으로는 아직까지 손해보험과 재보험시장은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폭풍 전야의 일시적인 고요함에 빠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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