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유가증권신탁 첫선

현대자동차 외자유치용 기아차 주식 5,000억 유치한빛은행은 4일 은행권 최초로 재산신탁 상품인 유가증권신탁을 개발, 현대자동차가 외자유치용으로 보유하고 있던 5,000억원(510만주) 규모의 기아자동차 주식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은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 주식을 한빛은행에 신탁하고, 한빛은행은 이를 근거로 해외에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V)에 일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이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부여된 수익증서를 발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SPV에서는 다시 이 수익증권을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향후 사채와 교환해 기아자동차 주식을 취득하게 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번 유가증권 신탁으로 현대자동차는 출자총액한도 제한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상당규모의 외자를 유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한빛은행은 새로운 시장개척 및 수수료수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금전만을 신탁 받아 그 자금을 대출금이나 유가증권으로 운용해 실적에 따라 실적배당을 하는 금전신탁을 주로 취급했으며, 금전이 아닌 유가증권을 신탁 받은 것은 한빛은행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같은 유가증권신탁을 통해 기업들이 출자총액한도 초과지분 등을 해외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함으로써 국내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외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는 등 기업의 구조조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