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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사과하고, 탄핵은 철회하라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9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전격 발의함에 따라 4ㆍ15 총선을 한달여 앞두고 국민들은 `사실상의 헌정중단`을 가져올 수 있는 초유의 탄핵정국을 맞게 됐다. 어쩌다가 이런 사태까지 오게 됐는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탄핵안 발의에 이른 과정에서 우선 지적해야 할 것은 양측에서 정략만 넘쳐났을 뿐 결코 국민을 안중에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중앙선관위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경고조치를 한 것을 놓고 야당이 탄핵의 사유로 삼은 것은 과잉이다. 탄핵안을 발의한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 중 상당수가 탄핵안 발의에 불참한 사실이 그것을 입증한다. 동시에 두 야당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노 대통령은 그 요구를 수용했어야 한다고 본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법률위반 행위와 그동안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서 탄핵카드가 총선전략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의 태도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탄핵안 본회의 제출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열린우리당은 야당의 강행을 유도해 난장판 국회가 되면 기존 정치에 대한 혐오감이 극대화돼 자당에 유리해질 것으로 믿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미 대선자금 수사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16대 국회를 극렬대치와 몸싸움으로 끝내는 것은 새 정치를 고대하는 유권자를 배신하는 또다른 구태정치가 아닐 수 없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선서를 하고도 선거법 위반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노 대통령의 자세도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사과 한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 열번이라도 사과해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노 대통령은 1년 전에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당으로부터 탄핵을 받게 된 사실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는 식의 청와대측의 반발도 옹졸한 처사였음을 깨닫기 바란다. 열린우리당측이 탄핵발의에 대해 `내란음모` 운운하고 있으나 그것은 또다른 형태의 국민에 대한 협박이다. 우리당측은 노 대통령에게 국민에 대해 사과하도록 전혀 노력하지 않았음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탄핵정국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 당장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선거법 준수를 약속해야 하며, 야권은 탄핵안의 발의를 철회하거나 본회의 표결을 유보해 폐기시킴이 마땅하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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