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미국과 유럽, 영국 등 주요국가의 기업 부도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수출 보험사인 율러 헤르메스의 보고서를 인용,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이 늘면서 미국과 유럽,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부도 도미노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및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은 올해 보다 50.3% 급증한 6만2,000여 곳이 부도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올해 들어 지난 11월말까지 4만1,200곳(전년 대비 45.4% 증가), 지난해 2만8,300곳(전년 대비 43.8% 증가)이 부도났다. 유럽과 영국의 기업 부도는 각각 올해 보다 16.7%, 15%가 증가한 19만7,000여건, 3만8,000여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지역은 특히 자동차, 소매, 섬유, 물류 업계를 중심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조사 대상국가에 포함된 일본도 올해 1만4,000곳에서 내년에는 1만7,000곳으로 부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율러 에르메스의 로메오 그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 부도가 급증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영국 기업들의 부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조사 대상국가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모두 직전 경기침체기인 지난 2001~2002년 당시 보다 훨씬 많은 기업이 부도를 겪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에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못지않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점이 기존과는 다른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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