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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홍도 해상서 유람선 좌초… 낡은 배 등 안전관리 또 허점

선령 27년 "수명 다한 선박" 주민 반대에도 무리한 운항

해경, 인근 선박 등 총동원… 30분만에 110명 전원 구조

해양경찰청 대원들이 30일 오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해상에서 좌초한 유람선 바캉스호(오른쪽) 승객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해양경찰청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이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해경의 신속한 상황 전파와 사고해역 인근에 있던 유람선과 어선들의 구조작업으로 승객과 승무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이번에 좌초한 유람선 바캉스호는 선령이 27년 된 배로 홍도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운항을 해온데다 주변 지리에 어두운 외지인 선장이 무리하게 운항을 하는 등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안전관리에 허점이 여전했다.

30일 목포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14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171톤 유람선 바캉스호가 암초에 좌초됐다. 이 배에는 관광객 105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11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배에 탑승한 한 남성이 112로 구조요청을 했다. 이 남성은 "홍도에 있는 유람선이다. 배가 좌초됐다"며 "빨리 와달라"고 다급히 전했다.

신고를 받은 전남지방경찰청 상황실은 해상사고 매뉴얼에 따라 곧바로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과 3자 통화를 연결했다. 목포해경 상황실은 좌초된 유람선 위치가 홍도항에서 동쪽으로 200m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홍도출장소 등에 "인근 어선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해경은 이어 경비함정에도 출동명령을 내렸다.

이에 어선 10여척과 사고해역을 지나던 유람선들이 바캉스호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등 110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첫 신고가 이뤄진 지 30분 만인 오전9시42분께 탑승객 전원이 구조된 것이다.

목포해경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수시로 긴급전파 훈련을 한 덕분에 신고자-전남도경 상황실-목포해경 상황실이 3자 통화를 한 뒤 곧바로 출동명령을 내려 바캉스호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을 빠른 시간 내에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바캉스호 사고도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안전관리 문제점이 곳곳에서 노출됐다. 바캉스호는 지난 1987년 7월1일 일본에서 건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94년에 건조된 세월호보다 7년이나 더 낡은 것이다. 이 때문에 운항 허가 당시 노후 문제 등을 이유로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홍도 청년회원 등 주민 70여명은 목포해경에 유람선 허가를 불허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기도 했지만 5월부터 무리하게 운항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정남 홍도 청년회장은 "올 3~4월 배가 들어올 때 탄원서를 냈었다"며 "해사 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면 차원에서 허가를 해주지 말라고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뜻하지 않게 이런 사고가 나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유람선 바캉스호는 외지 사람이 선장을 맡아 운항을 하다 미처 암초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람선 바캉스호에서 승객 80여명을 구조한 유람선 '썬플라워호'의 김준호(64) 선장은 "이곳 유람선 선장과 기관사들은 모두 지역 사람이어서 홍도 주변의 암초 등에 밝아 문제가 없다"며 "그런데 바캉스호 선장은 외지 사람이어서 미처 암초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남도소방본부는 최초 신고자가 119에 전화했으나 불통됐다는 주장에 대해 "9시9분19초에 119 신고가 접수됐으나 웅성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무응답이었다"고 해명했다.

전남도경도 최초 신고자가 "112에 전화를 걸어 홍도 유람선에 사고가 났다고 몇 번을 소리쳤지만 '어디냐'고만 계속 물었고 전화 감도가 떨어진다고 해 끊어버렸다"는 주장에 대해 "최초 신고자와 6분간 통화했고 통화 중간에 해경상황실과 3자 통화를 했다"며 "현재까지 신고를 받은 직원이 전화를 끊은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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