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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美작가노조 시위 위협에 빛바랜 '골든 글로브 시상'

쇼 대신 기자회견 방식 진행 드라마 최우수작품 '어톤먼트' 남우주연상엔 조니 뎁 영예


파업중인 미 작가노조(WGA)의 피켓시위 위협으로 13일 쇼 대신 기자회견 방식으로 진행된 제65회 골든 글로브시상식 현장인 LA 베벌리힐튼 호텔은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다. 다른 때 같았으면 스타들의 화려함과 팬들의 아우성으로 번쩍거리고 북새통을 이뤘을 레드 카펫 장소인 호텔 입구는 적막강산이었다. 회견장인 인터내셔널볼룸은 전세계 57개국에서 온 TV 취재진과 신문기자 그리고 동료 회원들로 채워졌다. 옆자리에 앉은 동료기자 이니타 바움이 “잇 스팅스(구린내 나)”라고 쇼가 취소된 데 대한 불만을 털어 놓았다. “슬픈 일이야. 이건 잘못 됐어.” 만나는 동료들마다 푸념했다. 원래 기자회견은 골든글로브쇼를 독점중계하는 NBC-TV가 방영키로 했으나 막판에 판권료 문제로 HFPA(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단독으로 떠 맡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 모든 미디어에게 문호를 개방, HFPA를 보다 광범위하게 홍보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취재할 스타가 없는 미디어들은 서로 자기들끼리 취재거리를 의논하는가 하면 동료 회원들을 상대로 취재를 했다. 오후 5시 30분께 갑자기 시끌시끌 하더니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 저기서 터졌다. 이 날 최종승자를 발표할 사람 중 하나인 TV 연예쇼 ‘엔터테인먼트 투나잇’의 여사회자 메리 하트가 빨간 드레스를 입고 입장하고 있었다. 하트가 이 날 최고의 스타가 되는 아이러니칼한 순간이었으며 하트 자신도 후에 수상자를 발표할 때 “백만년에 단 한번이라도 내가 이 자리에 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 날 최종 승자는 CNN의 ‘쇼비즈 투나잇’과 ‘E!’ 및 ‘엑스트라’등 인기 TV 연예쇼 진행자 6명에 의해 발표됐다. 그나마 발표회견에서 가장 쇼다운 쇼였다. 최종발표순서인 드라마부문 최우수작은 호르헤 카마라 HFPA 회장(사진)이 했다. 전쟁 중 비극적 로맨스를 그린 ‘어톤먼트(Atonement)’가 발표되고 회견은 35분만에 끝났다. 스타없는 회견을 치른데다가 어쩐지 약해보이는 영화가 최우수작으로 뽑힌 것에 대해 참석자 대부분 공감하기 어려운 눈치였다. 이튿날 ‘속죄’의 감독 조 라이트와 코미디ㆍ뮤지컬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남자 주연상을 받은 ‘스위니 토드(Sweeney Todd)’의 감독 팀 버튼과 조니 뎁 등에게 감사 e-메일이 날아 왔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철저히 깨달은 것은 스타 없는 쇼는 허무할 정도로 무의미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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