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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리포트] 美언론 南北회담에 '이중적'

[월가리포트] 美언론 南北회담에 '이중적'21세기 최대의 사건이라고 할만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 외국 언론들도 높은 평가를 아끼지 않고 있다. 뉴욕 타임스, 유에스에이 투데이 등 미국 신문들은 회담기간중 연일 대서특필했으며 뉴스전문 케이블TV인 CNN은 정상회담 관련 특집프로를 수차례 방영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남북정상회담이 북한 지도자 김정일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남북한 국민들뿐 아니라 전세계 국민들이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환호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내분을 겪고 있는 일부 국가의 지도자들은 50년 이상 분단되었던 남북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화합을 논의하는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미국 언론의 보도를 찬찬히 뜯어보면 이들이 마냥 남북회담을 환영하고 있는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이해측면에서, 특히 미국 매파들의 시각에서 남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고 느껴지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지로 꼽히는 뉴욕 타임스는 지난 10일(토)자 1면 머릿기사로 탈북자들의 실상을 전달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서울과의 시차를 감안하면 김대중대통령이 평양으로 출발하기 하루 전의 일이다. 결과적으론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되는 바람에 이틀전 일이 되었지만. 「굶주림 때문에 북한주민들이 중국으로 탈출하고 있다」는 내용의 이 기사는 지난 봄 어린 아들과 함께 함경도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주민 박씨 일가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나무뿌리를 끓여먹는 북한의 실상,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주민들이 인간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도 북한에서보다 먹을거리가 많은 점에 다행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 탈북자중 젊은 여자들이 어쩔 수 없이 중국 농민과 결혼하는 상황 등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물론 우리에겐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남북 상황에 관심이 많은 일부 미국인들에게도 색다른 뉴스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일반 미국인들에겐 충격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새삼스런 일이 아닌 내용의 이 기사가 왜 하필 정상회담 하루 전에 나왔는가 하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 13일(화)자 1면 머릿기사도 마찬가지다. 이 기사는 6.25 당시 실종된 미군들의 생사여부, 유해의 행방 등을 추적하는 작업이 한참 진행중이라는 내용이다. 냉전체제이후 러시아의 비밀문서들이 하나둘 공개되면서 그동안 생사여부조차 파악되지 않았던 실종미군들의 마지막 행방을 찾아내는 모자이크작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시간 13일이면 이미 남북정상회담 1차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시점이다. 이 기사 역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러시아 비밀문서를 통한 실종 미군의 행방 및 유해를 추적하는 작업에 관한 기사는 이미 지난해 영국 BBC방송을 통해 보도되었고 미국 언론들도 미군 유해에 관한 기사를 수도 없이 다뤘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미국 매파들은 북한의 진정한 의도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북한이 갑자기 적극적으로 남북회담에 나온게 중국 및 러시아의 사주를 받은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클린턴행정부가 추진중인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을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NMD체제의 주된 타깃이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였던 만큼 북한의 태도변화를 보여주면 NMD 구축 논리가 약해질 것임을 노려 중국 또는 러시아가 북한을 사주했다는 시나리오다. 한반도문제는 남북 당사자의 의지로 해결해야 하지만 주변 열강들의 이해관계가 큰 변수인게 현실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에 이어 실질적인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미국 매파들의 한반도관을 제대로 인식,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가 절실한 상황이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입력시간 2000/06/21 17:0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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