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ㆍ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면서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수혜 업종과 종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일본 엔고와 관련해 수출경합 업종인 자동차와 조선ㆍ철강에,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중국 내수진출 업종에 주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또 유통과 여행, 에너지 등도 원화 강세 수혜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ㆍ자동차와 철강업종은 일본 엔고의 영향으로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과의 수출경쟁 관계에서 한국 상품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선대장주인 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24%나 껑충 뛰는 등 연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월간 상승폭은 지난 2008년 12월(29.6%) 이후 최대치다. 자동차 분야 최대의 경쟁국인 일본 업체들이 주춤한 사이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달 들어 각각 8%와 19%나 올랐다. 중국이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일정 부분 위안화 절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국 경기부양 관련 내수시장에 진출한 업종도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은 단기급등에 따라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꾸준히 상승하면서 시장평균 수익률을 뛰어넘고 있다. 밀폐용기 제작업체인 락앤락은 9월 8%나 상승했다. 국내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주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원화 강세에 따라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롯데쇼핑 등 유통주와 하나투어 등 여행주가 수혜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 등 항공주는 여행수요 개선과 외화 빚 이자 부담 감소의 이중 수혜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SK에너지ㆍ고려아연 등 에너지ㆍ원자재 관련주도 달러 약세로 원자재 수입가를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 상품값 상승이 재고 물량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매출 상승도 기대된다. SK에너지와 고려아연은 이달 들어 각각 18%, 15%가 올랐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국 통화 강세에 따른 타격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낮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경기호조에 따라 이미 내부적으로 원화절상 기조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진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기축통화의 움직임에 따라 원화 절상속도도 빨라질 수 있지만 수출 상대국인 엔화나 위안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혜의 여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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