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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1대로 시작 '몽골 100대 기업' 오른 양윤호 MKI 대표

남들 가기 꺼리는 곳 그 지역이 기회의 땅

"대기업 근무하다 레미콘 불모지서 창업, 연매출 100억… 국내서 검증된 제품·기술로 승부를"


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계기로 '기회의 땅' 몽골에서 창업에 나서 성공한 이가 있다.

광활한 초원과 칭기스칸의 나라 몽골에서 레미콘 사업으로 빛을 본 양윤호(48·사진) MKI(Mongolia&Korea Industry)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양 대표는 1992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건설업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는 우리나라에서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어서 건설 산업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회사는 급격히 어려워졌다. 그는 당시 존경하던 선배들이 무더기로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창업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양 대표는 당시 그룹의 해외 시장 개척 일환으로 수차례 몽골을 방문해 시장 조사를 벌였고 그 경험이 창업의 자양분이 됐다고 한다. "몽골은 한반도의 15배에 달하는 영토에다 천연자원이 무궁무진했습니다. 몽골 현지를 수차례 다녀왔고 2000년에는 몽골에 여행까지 다녀온 후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지난 2001년 사표를 던지고 레미콘이란 아이템으로 창업에 나섰다. 몽골에서 레미콘 사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시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룹 차원의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한 것이었지만 시장 조사를 6개월 이상 벌이면서 (건설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확신했습니다. 당시에 몽골은 레미콘 생산 시설이 전혀 없었어요. 대기업들이 진출할 만큼 큰 시장도 아니기 때문에 중소기업으로서는 독점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판단했습니다."



퇴직금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끌어모아 마련한 창업 자금은 총 70만달러. 하지만 창업 후 3년은 양 대표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한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심한 데다 몽골 현지 은행의 대출 금리가 30%를 넘어 운전 자금을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한때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도 했던 양 대표에게 마침내 2006년 기회가 찾아왔다. 수도인 울란바토르의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몽골 정부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주택 보급에 나섰고 레미콘 수요도 덩달아 폭증했던 것이다. 양 대표는 그 해 번 돈으로 창업 후 진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창업 초기 은행 대출로 인해 고생했던 경험 때문에 양 대표는 지금까지도 무차입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많은 레미콘 업체들이 쓰러질 때도 MKI만은 건재할 수 있었다. 현재 MKI는 연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서면서 순수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몽골 100대 기업에 진입한 상태다.

이처럼 오지인 몽골에서 남다른 성공을 거둔 양 대표는 글로벌 청년 창업의 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양 대표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된 '글로벌 청년 창업 세미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남들이 진출하기 꺼려 하는 지역일수록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현지화하는 노력과 함께 창의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면 독점적인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중소기업 분야가 개도국에서는 최신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 검증된 제품이나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연탄이나 소형 풍력 기술, 디젤 발전기 등은 우리나라에선 한물간 제품이지만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게는 꼭 필요한 기술인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뜬구름 잡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검증 받은 기술과 제품을 갖고 개도국에서 승부수를 던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청년들이 국내에서 취업을 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해외 창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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