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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에게나 프로에게나 골프코스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최대 요소는 거리다. 홀의 길이가 길수록 그린과 핀을 정확하게 공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길이를 확 줄여놓은 경기 여주 블루헤런GC(파72ㆍ6,546야드) 14번홀은 예상대로 제13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11일 개막한 대회 1라운드. 14번홀에서는 화끈한 버디 쇼가 펼쳐졌다. 파4인 이 홀은 지난해까지 290야드 이상으로 세팅됐지만 올해는 252야드 지점에 티잉그라운드를 배치했다.
장타와 정교한 쇼트게임 기량을 갖춘 정상급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버디 홀'이 됐다. 흥행 카드로 묶은 김자영(21ㆍ넵스), 김하늘(24ㆍ비씨카드), 전미정(30ㆍ진로재팬) 조는 모두 버디를 낚았다. 김하늘과 전미정은 드라이버 샷을 '원 온'시켜 이글 퍼트를 시도한 뒤 가볍게 1타씩을 줄였다.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김자영은 티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뜨렸으나 벙커 샷을 홀 1m 남짓한 거리에 붙인 뒤 버디로 연결해 물러서지 않았다. 파를 해도 경쟁자가 버디를 잡으면 1타를 잃는 셈이 되기 때문에 남은 사흘 동안도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1,223만원 차이로 치열한 상금 레이스를 펼치는 김자영과 김하늘의 첫날 대결은 김자영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하고 나온 김자영은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공동 4위에 올라 시즌 4승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2주 연속 우승과 이 대회 2연패에 도전장을 던진 김하늘은 3오버파로 공동 48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김유리(20ㆍ현대스위스)가 3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나선 가운데 모두 12명이 2타 차 상위권에 포진해 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접전이 예고됐다. 홍진주와 윤슬아가 2언더파로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서희경(26ㆍ하이트)은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짙은 안개로 예정 시간보다 2시간40분 늦은 오전10시10분부터 18개 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샷 건 방식으로 치러졌다.
한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뛰는 전미정(30ㆍ진로재팬)은 KLPGA 영구 시드권을 획득한 후 처음으로 국내 대회에 출전했다. 전미정은 지난달 JLPGA 투어 CAT 레이디스 대회 우승으로 일본 무대 통산 20승을 채웠다. KLPGA 투어는 국내 또는 해외 투어 통산 20승 이상 기록자, KLPGA 명예의 전당 입회자에게 영구 시드권을 부여한다. 구옥희(일본 23승), 박세리(미국 25승), 신지애(국내 20승)에 이어 네 번째 영구 시드권자가 된 전미정은 "한국 골프계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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