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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28일] 대형마트, 원가절감부터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개설한 생필품 가격정보 사이트 '티프라이스(T-price)'로 유통가가 발칵 뒤집혔다.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11개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20개 생필품에 대한 가격 정보가 게재된 이 사이트의 내용에 대해 대형마트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신경전이 벌어진 것. 같은 제품인데도 업체별로 가격 차이가 최고 4,000원 이상 나타나는 등 특정 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서울 특정 지역의 점포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지역별 가격 격차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에서부터 "가격이 유달리 싸게 나온 업체의 경우 타 지역의 점포에서는 더 비싼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는 경쟁사 '고발'까지 그 내용도 다양했다. 이제까지 가격 경쟁력을 최고 장점으로 내세운 대형마트들에 이번 가격 정보 공개는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와중에 드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제까지 대형마트들이 생필품 가격 절감을 위해 과연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되짚어볼 때 마땅한 대답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소비자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생활필수품 소비자 가격 안정 방안 토론회'에서 지적된 같은 제품 간 가격차이와 과도한 묶음판매에 따른 가격 부풀리기 등을 '제조업체 탓'으로 일관하던 마트 관계자들의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당시 제조사를 대표하는 식품공업협회의 한 관계자가 "현재 최종 소비자가격은 유통업체가 대부분 결정한다"며 생필품 가격 상승 원인의 책임이 마트에 있다고 설명하자 대형마트의 관계자들은 "대형마트 제품이 간혹 비싼 것은 제조업체의 출고가가 높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항변했다. 생필품 가격 공개에 과도하게 반응하던 대형마트들에서 책임 떠넘기기의 구태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이번 가격 정보 공개의 정밀성과 타당성을 문제 삼기 이전에 대형마트들은 먼저 적극적인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원의 가격공개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합리적인 유통판로 개척과 판촉행사 비용 축소를 포함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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