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투자자들에게 올 상반기는 악몽 같은 시기였다. 건설주는 주택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이슈 등 온갖 악재가 불거져 나오면서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했다. 지난 5월25일 건설업종지수는 지난해 말보다 무려 32.6%가 떨어진 152.76을 기록,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7.25%)을 크게 밑돈 수치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8일 현재 건설업종지수는 220.52로 5월 저점보다 44.36%나 오르며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고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과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모멘텀으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처럼 건설사를 둘러싼 우호적인 환경변화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며 건설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가 있는 8개 건설업체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4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 58% 늘어나고 순이익은 무려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또 내년 1ㆍ4분기에도 올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 25% 늘어 건설업체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주택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건설업종의 실적 개선을 의미하기 때문에 투자 매력을 한층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건설주에 긍정적이다. 송홍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지난 8월 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한시적으로 폐지했고 9월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며 “앞으로 아시아 지역 통화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정부가 수출보다 내수 부양에 집중하게 되고 부동산 시장 지원이 더 확실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유동성이 풍부하고 부동산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또한 내년 이후 부동산 시장 회복을 전망하는 근거로 꼽히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2011년 이후 신규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주택가격 회복 ▦경기회복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 ▦가구수 증가로 아파트 수요 유지 ▦노후주택 재개발 등을 고려할 때 주택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가격이 회복되고 미분양이 줄어들면 건설사의 차입금과 이자 비용이 줄게 돼 재무구조가 좋아지게 된다”며 “앞으로 펀더멘털이 좋아지는 건설주 투자비중을 계속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급증한 해외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점도 앞으로 건설주 주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모두 6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상승세나 글로벌 선행지수 개선, 신흥국가들의 재정투자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를 더 늘려줄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서며 건설투자를 확대한 점 역시 세계건설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평가됐다. 한종효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건설사들이 해외시장 성장 동력 확보에 더욱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증권사들은 건설업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대형 건설사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매수’관점을 유지했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이달 들어서만 각각 4개 증권사로부터 최선호주로 평가 받았으며 삼성엔지니어링ㆍGS건설ㆍ대림산업 등도 최선호주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건설은 추가 원자력발전소 수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삼성물산은 상사부문의 네트워크와 자금 조달능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방 주택시장 회복세를 고려해 실적이 좋고 안정성이 계룡건설ㆍ태영건설ㆍ삼환기업ㆍKCC건설ㆍ삼부토건 등 중견건설사에도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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