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미 해군이 초음속의 레이더 및 통신 교란용 항공기인 ‘EA-18G 그라울러(Growler)’의 비행 테스트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2009년 실전 배치되는 EA-18G 그라울러의 최대 장점은 초음속 항공기라는 점. 미국은 지난 1971년부터 레이더 및 통신 교란 항공기인 ‘EA-6B 프라울러(Prowler)’를 운영해왔지만 내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퇴역시킬 계획이다. 36년 전 개발된 항공기인 만큼 퇴역 시기를 맞은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EA-6B 프라울러가 마하 0.72의 아음속 항공기라는 점이다. 기존의 전략 아래서는 다소 속도가 느린 레이더 및 통신 교란용 항공기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초음속 전투기와 함께 출격해야 하는 전략에서는 너무 느리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한 것. EA-18G 그라울러는 현재 미 해군에 실전 배치돼 있는 F/A-18E/F 슈퍼 호넷을 기본형으로 마하 1.6의 초음속 비행이 가능하다. 강력한 전파교란 장치를 이용해 레이더와 통신장비를 무력화시키는 EA-18G 그라울러의 날개와 동체 밑에는 총 9개의 무기 장착 스테이션이 있다. 여기에는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위한 공대지 미사일, 그리고 적 레이더 기지를 직접 파괴하기 위한 공대지 미사일이 장착된다. 이는 전파교란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적의 숨겨진 레이더 기지를 찾아내 미사일을 통한 물리적 파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전투기의 도움 없이 단독 임무수행도 가능하다. EA-18G 그라울러의 승무원들은 간섭제거체계를 사용해 극초단파로 통신할 수 있다. 즉 아군은 무선을 사용할 수 있는데 반해 적은 완전히 통신 불능 사태에 빠지는 것이다. 특히 이 항공기는 다른 전투기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적의 시설로 유도하는 레이더 표적지시체계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전파교란 기술의 발달로 파일럿을 제외하고 3명의 전자전 요원이 탑승해야 했던 기존의 EA-6B 프라울러와 달리 파일럿과 전자전 요원 각 1명만으로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현재 미군이 보유한 조기경보통제기를 비롯해 F-22와 F-35 등의 스텔스 전투기, 전파교란기인 EA-18G 그라울러 등이 임무에 나선다면 적군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EA-18G 그라울러는 지난 2001년부터 약 900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이 시작됐으며, 지난 9월부터 미 해군에 인도됐다. 미 해군은 내년 말까지 비행 테스트를 끝내고 2009년부터 약 90대를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미 공군은 해군의 EA-18G 그라울러와는 별도로 F-35의 복좌식 2인승 모델을 이용해 독자적인 전파교란 항공기인 ‘EF-35’의 개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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