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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마음 무거운 한가위


지난 여름 지독했던 폭염과 태풍을 버티고 나니 어느덧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4년 전 이른바 '747'이라는 장밋빛 경제 수치를 내세우며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이제 임기 끝자락에서 20세기 말 민족 최대의 경제위기라 불리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못지않은 불황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물론 외환보유액이 충분히 넉넉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 정도면 잘한 것 아니냐는 정부의 자화자찬식 대응을 살짝 눈감아준다고 해도 역시 불황은 불황이다.

오죽하면 추석선물로 2,500원짜리 초저가 양말세트가 불티나게 팔릴 정도라고 한다.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 집계에 따르면 양말 선물세트는 그동안 매년 매출이 감소하다가 올해 전년대비 12.3% 성장이라는 단연 독보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추석선물세트 판매는 저가 위주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예상보다 호조다. 백화점, 대형마트의 추석선물세트가 완판되는 등 불황이 오히려 가족이나 친지 등 주변을 둘러보고 챙기는 미덕을 되살려 추석선물 판매호조로 이어진 셈이다.

최근 퇴근길 백화점 선물코너에서 만난 한 40대 직장인 남성은 "정부가 그토록 수십조, 수백조원의 경제효과라고 말하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에너지 외교, 4대강의 효과는 도대체 존재나 했던 것이냐"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747'라는 공약자체가 포퓰리즘의 극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올 추석 차례상에서 최대 화두는 역시 연말 대선이다. 민족최대의 명절에 가족들이 모여서 한국호를 이끌 새로운 선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놓고 남녀노소 모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다. 앞으로 5년 동안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결정해야 하는 최대 과제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세대별로 각각 지지하는 대선후보가 갈리는 상황이라 즐거워야 할 한가위 자리가 자칫 정치토론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치열한 공방만큼 올바른 국민의 선택이 이뤄지고 대선후보들도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의 마음을 받아 매진하기를 기대한다.

내년 추석 차례상에서는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아 마음 편하게 역시 '한가위'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해본다.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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