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자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연체'를 줄이기 위한 전쟁에 들어갔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ㆍ신한ㆍ국민ㆍ하나ㆍ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최근 들어 연체관리 전담반을 구성한 후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이종휘 행장 주재로 경영협의회를 열고 '연체관리종합대책반(가칭)'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반에는 여신정책부를 비롯한 관련 부서장들이 참여하며 연체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지점과 지점장에 대해서는 특별감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행장은 "상당수 직원들이 연체에 대한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며 "연체관리는 자산관리, 건전자산확보 업무의 일부로 연체가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도 21일 '가계연체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개인고객부를 비롯한 전 소매금융부서가 참여하는 '연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오는 2월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전 영업점에 공문을 보내 연체자들을 대상으로 회생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TFT를 통해 연체자들을 돕고 개인 프리워크아웃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연체관리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집중관리반'을 신설해 특별관리가 필요한 여신에 대한 집중관리에 들어갔다. 가계ㆍ기업ㆍ신용카드 등으로 나눠 건전성 현황을 점검, 분석해 '신용리스크관리 심의회'에 보고하는 한편 연체관리지수 수준을 정해 단계별로 대응방안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하나은행도 최근 14개 가계영업본부에 연체관리 전담반을 파견, 연체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여신본부와 기업사업본부 공동으로 구성된 '크레딧 리스크관리 특별대책팀'을 신설해 부실 발생 위험이 큰 업종들을 분석, 각 사업본부와 영업점에 통보해 특별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연체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경제침체로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은행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나친 연체관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지나친 연체율 관리로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대출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나 개인들은 대출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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