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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안 되는 것의 정체


점잖게 제복을 차려 입은 개그맨이 "야, 안 돼!"라고 말하면서 우스꽝스러운 논리로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한때 유행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처음에는 웃었지만 나중에는 씁쓸함이 남았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안 돼"를 외치고 듣고 살고 있는지 생각하면 단순히 개그 프로그램의 헛웃음으로 끝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상 다른 부서의 프로젝트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직원들의 입에서도 '안 됩니다'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물론 앞과 뒤에는 상당한 설명이 동반된다. 자꾸 듣다 보니 나는 안 되는 것에 대해 궁금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안 되는 것에 대해 간단한 프레임으로 풀어보기 시작했다. 안 되는 것의 이유로 든 사실들을 육하원칙대로 분석해봤다.

결과는 의외였다. 막연하게 안 되는 것으로 생각한 사실을 분류해보니 의외로 해결점이 쉽게 보였다. 시기와 장소ㆍ방법ㆍ대상ㆍ목적에서 안 되는 점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해결됐다.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누가'라는 항목이었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사실에 대해 관련된 사람이 주관적으로 불편함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혁신은 시작된다. 그런데 안 되는 모든 것들이 앞서 해결돼도 자기는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있는 동안은, 자기가 그 지역을 책임지는 한, 자기가 해온 방식으로 안 됐기에, 안 된다고 한다.



안 되는 것의 정체는 바로 사람이었다. 자신의 방식으로 성공 경험이 많아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되는 것보다는 안 되는 것이 많아지기도 한다. 인간의 고정관념과 이기심이 결국은 안 되는 것의 강력한 지지기반이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소통과 자기 학습이 필요하다. 어느 날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학력평가 시험지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우리가 초등학생 시절에 봤던 시험은 예문과 지문이 거의 없거나 후반부에 약간 나오는 식이었다. 아들의 시험지는 모든 시험문제가 예문과 지문으로 꽉 차 있었다. 논리적인 생각이 없으면 풀기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이런 애들을 사지선다 세대가 가장으로 이끌어 가고 상사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과 지속적인 평생학습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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