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 특별사면] "경제 살리자" 분위기 조성 겨냥 '관행적 잘못' 경제인에 기회줘…침체경제 활력소 기대계 청원 59명중 42명 포함…경영표류 기업들 안도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재 "경제인을 위해 특별히 '기획'된 사면이다." 9일 법무부 고위관계자는 사면대상 발표 직후 "정부의 경제살리기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사면이 정치인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경제인 사면을 위해 정치인이 들러리를 서는 형식이었다는 것. 실제 이날 사면대상에는 경제인이 160명 포함됐지만 정치인은 7명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 조치로 경제인 사면카드를 꺼낸 든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최우선 당면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경제 쪽에 무게를 뒀다. ◇정부, 늦었지만 '경제올인' 의지 보이나=정부는 이번에 160명의 경제인을 한꺼번에 사면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발생 이후 10년이 되는 해로 과거청산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부도덕한 잘못을 범했던 경제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자와 분식회계에 관련됐던 고병우 전 동아건설 회장, 김석원 전 쌍용양회 명예회장,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이 대거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투자부진과 일자리 부족 등에 따라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장관은 "사면 기업인들이 재기할 경우 투자활성화와 새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을 수 있어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속뜻을 숨기지 않았다. ◇경영표류 기업들 "천만다행"=때문에 경제인 대거 사면을 통해 이들의 재기를 돕고 이로 인해 투자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의 계기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횡령과 분식회계 등 각종 혐의로 선장을 잃었던 많은 기업들은 이번 사면으로 안도하고 있다. 이번에 사면된 경제인 160명 가운데 대기업 오너나 전문 경영인은 51명에 달하고 중소기업인과 영세상공인은 109명이나 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오너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이 컸던 만큼 이번 사면을 통해 구심점을 찾게 돼 크게 기뻐하는 분위기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에 대한 사면발표가 나오자 "두산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반겼다. ◇재계 사면청원 59명 중 42명 포함=재계 단체들은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사면이 정부가 경제살리기를 위해 재계와 '윈윈'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또한 이번 사면대상에 재계가 건의했던 경제인이 대거 포함돼 무척 고무된 입장이다. 지난해 전경련ㆍ대한상의는 청와대에 경제인 59명의 사면을 청원했는데 이번에 42명이나 포함됐다. 이 때문에 전경련과 상의는 사면발표 직후 "준법경영은 물론 당면한 경제난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상시적인 대화채널 한번 가동하지 않았던 정부와 재계가 사면을 계기로 획기적인 대화에 나서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각 기업간 입장이 다른 상황이고 정권말기라는 점에서 재계가 정부의 경제살리기 방침에 선뜻 동참할지도 미지수다. 입력시간 : 2007/0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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