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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위기에 처한 '공장음식'

김희원 기자<생활산업부>

아이스크림업체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였던 존 로빈스는 현재 환경 운동가로 일한다. 선대의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한평생 호의호식할 수도 있었겠지만 부친의 기업에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의 유해성을 깨닫고는 ‘구매 금지’를 촉구하는 전도사로 변했다. 국내에서도 유명 제과업체 간부 출신이 쓴 한 권의 서적이 화제가 되고 있다. 16년간을 신제품 개발부 등에서 일했다는 그는 과자ㆍ아이스크림ㆍ사탕ㆍ량음료 등 즐겨 먹는 가공식품 성분의 유해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이들 음식을 멀리하라고 경고한다.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나. 편리함과 달콤함으로 20세기 ‘식품업계가 낳은 최대의 걸작’으로 꼽혔던 이른바 ‘공장 음식’들이 최근 들어 끊임없는 유해성 논란에 직면하고 있다. 근래에도 라면 내 나트륨 과다, ‘웰빙우유’로 알려졌던 과즙ㆍ잡곡 우유 등의 당분 과다 발표 등에 이어 시판 아이스 티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이날 식약청 발표에 이르기까지 끝이 없다. 비단 일부 불량식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꿈의 공장’으로 불렸던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공격인 셈이다. 이 같은 결과를 식품업계 역시 잘 알고 있다. 과자업체들은 이미 사업 성수기가 지났다고 보고 ‘떠나가는 부모와 아이들’을 잡을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누계실적이 지난해를 밑돌고 있는 음료업체들도 비단 불경기 때문만은 아님을 인지하고 사업전반의 체질개선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음식문화의 개선은 비단 업체만의 몫은 아니다. 한 할인점의 구매 담당자는 27일 “(음식파문의 경우) 일주일 정도는 관련 매출이 줄어들지만 그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되려 드물다”고 귀띔한다. 한 제과업체에서 현재 판매 1위를 달리는 소프트 케이크 역시 보다 고급스러운 질감이지만 지난 10여년간 소비자들로부터 별반 호응을 받지 못했다. 대량생산의 패스트푸드 시대에서 ‘홈메이드’를 기반으로 한 슬로푸드로 시대의 조류 역시 변하고 있다. 그러나 먹을 거리의 변화 만큼은 ‘천천히’가 아니라 ‘빠르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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