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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공태양 건설에 힘모으자

신재인 <한국핵융합협의회 회장>

그동안 좀처럼 인정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도 이제는 무분별하게 사용된 석탄이나 석유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 빙하가 녹고 홍수가 잦으며 이상기후로 인간 삶의 터전이 불안전해지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쉽게 채굴할 수 있는 석유자원이 고갈돼 값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고 있는 데 반해 태양열 같은 신ㆍ재생에너지로는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얻기에는 아직도 한계가 많다. 석유 이후 대안 핵융합에너지 핵융합에너지는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를 그대로 이용해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에너지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무한한 수소를 연료로 쓰며 공해가 전혀 없고 매우 안전하기 때문에 미래 인류의 궁극적 에너지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인공태양을 만들고 에너지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는 고도의 첨단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태양의 표면온도는 섭씨 5,000도인데 비해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1억도 이상의 초고온 및 초전도ㆍ고진공과 같은 극한의 기술들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한 이런 기술에 오랫동안 많은 연구비를 투입, 개발해왔으며 이제 공학적으로 실증하려 시도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3억도로 가열하는 기술을 이미 개발했으며 발생된 핵융합에너지의 회수율을 키워 경제성을 높이는 데도 성공하고 있다. 핵융합에너지기술을 선점하는 국가는 곧 미래 세계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조차 교토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대응 조치로 조속한 핵융합에너지 실용화를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이터’(ITER ㆍ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는 핵융합에너지를 생산적으로 발생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이름으로 인류가 번영의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ITER의 공학적 설계는 EUㆍ미국ㆍ일본ㆍ러시아가 공동으로 이미 완성했다. 지난 2003년 우리나라와 중국이 추가로 ITER 회원국으로 가입, 참여국은 6개국이 됐다. ITER를 건설할 부지 선정을 놓고 EU와 일본이 격렬한 경쟁을 해 1년반 동안 지루한 협상을 거친 결과 마침내 6월 프랑스 카다라슈에 이 시설을 건설하기로 참여 회원국가 모두가 동의했다. 뿐만 아니라 10년 뒤 이 실험로가 완성되면 그 결과를 참조로 오는 2035년까지 핵융합발전을 위한 실증로를 건설한다는 다음 계획도 합의됐다. ITER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인도ㆍ브라질 등도 참여 회원국이 되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노력 중이다. 우리나라는 95년부터 시작한 핵융합에너지개발 연구 결과와 세계 5대 강국으로 인정 받는 원자력발전기술이 고려돼 ITER 국제 협력국으로 결정됐다. 국내 과학기술인의 노력과 땀의 결실로 기술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기쁜 성과다. 우리나라는 이미 95년부터 ITER와 유사한 차세대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실험로를 건설하고 있고 2040년에는 우리 힘으로 핵융합발전시설을 건설하려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ITER사업에 참여해 10%의 건설비를 분담하면서 첨단 관련 기술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핵융합에너지개발 주도국이 돼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기술 선진국의 반열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기술 선점해 강대국 도약을 에너지자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못한 국가는 멸망하게 마련이다. 에너지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어렵게 수출해서 벌어들인 돈의 4분의1을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 소비했다. 조속히 핵융합에너지를 상용화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에너지를 더 이상 외국으로부터 수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따라서 그만큼 국가의 안정도도 높아진다. 국제적인 경쟁 속에 핵융합에너지를 개발하는 인류의 작업은 시작됐다. 우리가 바라는 일은 적극적인 국민의 참여로 후발주자인 우리가 10년 뒤에는 인공태양을 만드는 핵융합에너지기술의 선진국으로 태어나 미래 에너지를 관리하는 세계 주도국으로서 당당한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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