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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탄생 100년] 쓸만한 재목 찾으면 과감히 중용… 20대 청년 이명박 파격 임원 발탁

■ "경영의 핵심은 사람" 통념 깬 인재론

정주영(오른쪽) 현대그룹 회장이 정세영(가운데) 현대자동차사장, 이명박 현대건설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을 배석시킨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경제DB

[아산에게 배우는 조직관리능력] “적재적소에 인재 등용하라” 아산 식 ‘풍림화산’ 지혜 빛나

고 정주영 회장의 조직관리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가 강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조직사회학)는 ‘아산 경영은 조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모습과 사람들의 정서와 열정이 뭉친 공동체로 이해하는 모습이 혼용된 유교 자본주의의 총체’라고 정의했다.

사람 됨됨이를 중시한 아산이 열심히 읽었다고 알려진 전국시대의 병법가이자 국가이론가 손자(孫子) 역시 사람을 활용한 ‘풍림화산’(風林火山)의 강조했다. 풍림화산은 ‘빠르기는 바람처럼, 고요하기는 숲처럼, 공격하기는 불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산처럼’이라는 뜻이다. 정보력과 적응력, 그리고 관찰력과 공격력이라는 경영 역량의 핵심에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숨어 있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무장 중 하나인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은 이런 기치를 내걸고 하급 무사의 아들이나 타국에서 들어온 식객 등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사람은 나라, 나라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철저하게 부하의 정신적 복지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경영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아산 역시 같은 신념 하에 이명박, 김윤규, 김정국 같은 인재들을 적극 등용, 한번 쓰면 계속 신임하는 체제를 유지했다. 불굴의 의지로 여러 위기를 돌파한 아산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경우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꼽힌다. 아산은 20대 시절 학생운동으로 투옥된 바 있는 그를 1970년대 현대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만한 재목으로 점찍은 것이다. 비록 말년에는 양자의 관계가 틀어졌으나 아산은 이 전 대통령의 도전 정신 등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진다. 시련이 닥쳐도 쓰러지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는 뿌리가 튼튼한 인재를 찾는 데 방점을 둔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에서 전무후무하게 20대에 임원에 올랐다는 점에서 나이의 통념을 깨고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한 아산의 면모 역시 돋보인다. 대북사업을 지원했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현 아천 글로벌 코퍼레이션 회장)도 성품을 중요시한 아산의 인사 사례 중 하나다. 메모광으로 알려진 그는 1969년 현대건설 입사 이래 꾸준히 정보를 기록하고 분류하는 습관으로 조직 내에서도 유명했다. 작은 것 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는 꼼꼼함은 윗사람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조직의 기억을 담당하는 김 전 부회장의 역할은 사실상 아산이 중시했던 지식경영의 가치를 잘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故 김정국 전 현대건설 회장은 구 현대그룹에서는 보기 드물게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수재로 알려져 있다. 김 전 회장은 민첩성과 섬세함으로 인정받아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치며 역량을 발휘했다. 이처럼 개개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가려서 쓸 수 있는 지혜를 아산 식 ‘풍림화산’이라 해석할 수 있다. 정치권을 비롯해 오늘의 한국사회가 무엇보다 배워야 할 게 아산의 인사 활용과 조직관리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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