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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5월 28일] 한·중 전략적 동반자

이명박 대통령이 27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방문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은 양국관계를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지난해 우리가 제안했던 것으로 올해 중국이 역(逆)제의해 성사됐다. 이에 따라 한중 양국은 북한문제를 포함한 동아시아의 국제문제에 대한 인식과 행동을 공유하게 됐다. 실질적으로도 한중관계는 ‘전략적’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큰 진전을 이뤄 올해에만 7~8회에 걸쳐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셔틀외교가 본격화하고 한중 군사핫라인도 곧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중관계가 ‘전략적’ 관계로 새롭게 정립된 것은 양국의 급속한 발전속도에 비춰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다. 한중 양국의 교역액은 지난 1992년 수교 때 50억3,000만달러(중국 측 통계)에서 지난해 1,599억달러로 무려 31.8배나 늘어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고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3위 교역국으로 발전했다. 투자부문에서도 한국은 홍콩을 제외하면 중국시장에 대한 최대 투자국가(2006년ㆍ건수 기준)에 올랐으며 지난해 말 현재 한국의 6개 도시와 중국의 31개 도시를 운행하는 항공편은 주당 830회에 달한다. 한국과 중국은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말이 어딘지 모르게 공허하게 느껴진다. “한국의 새 정부가 중국을 경시하고 있다”는 중국 측의 우려와 “중국이 한국을 홀대하고 있다”는 한국의 불만을 일부 견해로 치부하기에는 상대국을 무시하는 듯한 일들이 아직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7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던 날에는 회담개시 45분 전에서야 주중 한국대사의 신임장을 중국 측에서 제출 받는 희귀한 일이 벌어졌다. 이를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 어떨지 뒷맛이 영 개운하지가 않다. 외교라인의 한 핵심인사는 최근 “한미관계의 강화를 이유로 중국경시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는데 머리가 아주 나쁘거나 아니면 냉전적 사고의 틀에 빠져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일면 타당한 주장이다. 지금의 한중 간 경제관계만 보더라도 한국이 중국을 가볍게 보거나 중국이 한국을 홀대한다면 형편없는 얼간이나 시대착오적 냉전주의자 취급을 받아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한중관계가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형식에 맞게 내용을 알차게 채우는 것이다. 한중 양국은 대등한 관계 속에서 서로를 존중해야만 미래의 번영을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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