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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이산가족 상봉 이모저모

금강산 여관에서 28일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은 말 그대로 '눈물의 도가니'였다.반세기 만에 혈육과 재회한 남측 99명의 이산 가족과 재북 가족 186명은 그 동안 억눌러 왔던 설움이 일거에 폭발한 듯 서로 부둥켜 안고 흐느꼈다. 14개월 만에 이뤄진 남북의 '한풀이'였다. ○.당초 4차 상봉단에 포함됐다가 26일 오전 사망한 어병순(93) 할머니의 소식을 오후 단체 상봉 중 전해 들은 딸 리신호(67) 씨는 통한의 눈물을 흘려 보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어 할머니 대신 방북한 딸 이부자(62)씨는 언니를 만난 기쁨도 잠시, 생전에 딸을 보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 한 어머니 생각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 두 자매는 서로 부둥켜 안으면서 "어머니, 이틀만 참으시지.."를 연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해 옹진이 고향인 이효근(86) 씨는 1ㆍ4후퇴 때 두고 온 두 아들을 만났다. 리한섭(63) 씨와 리한택(60) 씨는 백발의 초로가 돼 아버지와 해후했다. 이 씨가 고령에다 반세기만에 아들들을 만난다는 사실에 흥분한 탓인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자 두 아들이 황급히 부축하기도 했다. 두 아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표정이 감돌기도 했으나 이내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눈물로 쏟아냈다. ○.김봉인(71살) 씨는 꿈에서나 그리던 동생들을 만났다. 두 여동생 김봉연(66) 씨, 김시내(60) 씨와 상봉한 김 씨는 자신보다 더 늙은 듯한 동생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만남이 좌절된 이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날만을 기다려 온 김 씨는 두 동생들과 지나온 세월을 얘기하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또 한번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상봉한 이산 가족 대부분은 27일 속초에서 '피붙이를 만난다'는 기대감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탓인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하지만 하나, 둘 혈육과 감격적인 재회를 하면서 잃어버린 지난 시절을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금강산 여관에서 있은 단체 상봉 후 이어진 만찬 동안에도 대다수의 이산 가족들은 한 많은 지난 세월을 놓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못 본 동안 서로에게 드리워진 벽들도 실감했다. 다른 체제 속에서 생활하다 반세기 만에 이뤄진 만남 탓인지 처음에는 서먹한 기운이 곳곳에서 감지되기도 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반세기 만의 해후라는 극도의 흥분 탓으로 응급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자 이날 의료진들은 바짝 긴장했다. 의료 지원 인력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쾌속선과 헬기를 동원한 긴급 후송체계를 마련하고 휠체어도 넉넉히 준비하는 등 하루종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이번 제4차 이산가족 상봉단 북측 단장은 최창식 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이 맡았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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