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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ETF 수수료 인하 경쟁 점입가경… '제로' 상품도 등장

찰스 슈워브·뱅가드 등 라이벌 거센 추격에<br>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65% 내리며 맞대응<br>피델리티는 무보수 펀드 30개 달해… TV광고도 시작<br>美 시장만 1조3,000억 달러… "4~5년내 최대 3배 성장"


월가에서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고 있다.

총 자산 규모 3조6,00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자사의 상장지수펀드부문인 아이셰어즈의 S&P지수 추종 미국 주식 ETF 수수료를 종전 0.20%에서 0.07%로 낮추기로 했다. 할인 폭은 무려 65%에 달한다. 블랙록은 ETF펀드 수수료 인하로 매년 3,500만~4,500만달러의 비용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이 이처럼 과감한 수수료 인하에 나선 것은 후발주자들의 거센 공격을 차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25개 ETF에 대해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피델리티는 무보수 펀드 수를 지난해 30개로 늘렸다. 또 지난달 찰스스와프는 15개 ETF에 대해 수수료를 15~60% 낮춘 바 있다. 현재 스왑의 미국 ETF 수수료는 0.04%에 불과하다.

세계 3대 자산운용사에 꼽히는 뱅가드는 낮은 ETF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뱅가드의 ETF 수수료는 0.07% 수준이다.

블랙록의 ETF 시장점유율은 현재 41%로 가장 크지만, 이는 지난 2009년의 48%에 비해 7%포인트 줄어든 것. 반면 같은 기간 뱅가드의 점유율은 12%에서 18%로 높아졌다. 특히 올들어 뱅가드의 미국ETF에는 416억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블랙록에서는 346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블랙록으로서는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ETF시장 규모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하며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펀드분석 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585억달러가 순유출된 데 비해 ETF펀드에는 1,366억달러가 들어왔다. 전 세계적으로 ETF시장 규모는 4,500여개 종목에 1조7,000억달러에 달한다.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4~5내녀 ETF시장이 지금보다 최대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블랙록은 이달 22일 글로벌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3개 ETF와 채권수익률을 추구하는 1개 ETF를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수수료를 0.18%로 책정했다. 이는 0.20%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뱅가드의 MSCI 이머징마켓 ETF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560억달러 규모인 이 펀드에는 올들어서 10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블랙록은 이와 함께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TV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뱅가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달초 뱅가드는 내년 22개 ETF를 재구성하고, 수수료를 더욱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경우, 운용능력에 따른 차별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데이비드 코톡컴버랜드 어드바이저의 최고투자책임자는 "어느 ETF를 투자할 것인가 결정할 때 항상 비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 경쟁은) 투자자들에 분명히 도움이 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ETF의 수수료가 '0%'나 최소한의 비용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고객기반을 활용해 다른 부분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토드 로젠브루스 S&P캐피탈IQ의 애널리스트는 "ETF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운용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계속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ETF펀드 수수료 전쟁은 또 다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가 수수료로 인해 운용사들의 수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섀무얼 리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사모펀드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운용자산이 필요하다"면서도 "마진이 너무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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