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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 기대감 커지는 이란 핵협상] 오바마 승부수 종착점 어디로…

"대화로 세계를 바꾸겠다"

봉쇄·군사개입 전략 대신 외교로 평화진작 업적불구

중동불안 격화 등 우려도


"적대국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선의 방법으로 여기는 것은 고립이나 군사위협이 아니라 끊임없는 대화와 약속입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상과 관련한 오바마 대통령의 신념을 이렇게 설명했다. 중동 지역 최대 적대국인 이란을 상대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올인'이 그의 가장 큰 외교 업적인 동시에 최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덧붙이면서다. 미국의 중동정책 및 전통적 동맹관계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이란 핵협상의 최종 결과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온통 쏠린 이유가 이 때문이다.

당초 정치적 합의 시한인 지난달 말을 이틀 연속 연장한 것과 관련해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화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1979년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사건 이후 36년간 이란과 외교관계를 끊어왔고 지난 15년간 계속된 대이란 경제제재의 선봉에 서왔다. 이 때문에 이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최근 유화적 제스처는 미국의 기존 중동 노선과는 180도 다른 행보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란 핵협상은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봉쇄·군사개입 전략과 차별성을 이루는 동시에 외교적 해결을 통한 평화 진작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믿음을 실현시키는 최고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WP는 "대통령에게 이란 협상은 군사적 행동이나 위협 대신 외교력과 국정운영 능력을 문제 해결의 중심축으로 놓은 새 모델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 핵협상은 오히려 2년 남은 임기 동안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가장 위험한 소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 비판적 전문가들은 무조건적 합의에 이르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욕구로 협상의 최종 결과물이 부실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직 백악관 출신 당국자는 "협상 이후 이란이 까다로운 사찰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다른 국가들을 충분히 속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로 풀린 돈을 가지고 중동 지역 내 반군들을 더욱 적극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란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예멘, 바레인 등에서 반군 및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암묵적 경제·군사지원을 계속해나가고 있는데 이를 보다 확대할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바람과 달리 중동불안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나아가 이번 협상 외에도 오는 6월까지 진행될 기술적 세부 협상에서 이란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란 핵문제를 향한 오바마 대통령의 도박은 가장 큰 모험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상·하원 모두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공화당의 반대 및 전통 우방국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반대를 잠재우는 문제도 오바마 대통령이 넘어야 할 산이다. 지난 3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백악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초청으로 미국 의회 연설에 나섰고 그 자리에서 이란 핵협상과 관련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주 후에는 47명의 공화당 상원 의원이 이란 지도자들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차기 대통령 혹은 의회가 협상안을 무효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협상으로 자신의 최대 라이벌이자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핵무장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인들도 독자적 핵 개발 프로그램에 나설 수 있음을 최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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