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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1분기 수출 "놀라워라"

수출선 다변화·생산유연성 강화로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영업 수지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의 올해 1ㆍ4분기에 수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씩 증가했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실적을 집계하는 과정이라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 1ㆍ4분기에 비해 수출 물량이 50~60%는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유럽과 미국에 대한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 전체 수출의 30%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S-OIL 등 다른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가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제품 세계 수요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서도 한국 정유사들의 수출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수출 물량 뿐만 아니라 수출 금액도 크게 늘어났다. 지식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석유제품 금액은 약 73억2,5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2.6%나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는 석유제품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눈앞에 둔 급상승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정유사들의 수출 실적은 놀라운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수출선 다변화, 생산 유연성 강화, 원가 경쟁력 강화,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등 네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이 전통적인 수출권인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 유럽과 미국은 물론 캐나다, 중동, 칠레 등 중남미에까지 수출량을 늘린 것은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송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원가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석유제품은 가격의 싸움이라 운송비를 부담하고도 남으면 전세계 어디든 수출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국내 시장 수요가 줄어든 만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실제 정유공장은 24시간 제품이 나오는 장치 산업이라 어떻게든 팔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다. 때문에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판로를 넓히는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생산 유연성을 강화한 것도 수출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세계 어느 국가든 요구하는 규격대로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 "세계 최고의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OIL 관계자는 "지난 1ㆍ4분기 일본의 경유 수요-공급 밸런스가 갑자기 깨져 거리가 가까운 국내 정유사들이 대일본 수출을 크게 늘렸다"면서 "세계 30개국에 수출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시장의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해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의 수출은 2분기에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시기다. 전세계 휘발유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미국이 행락철(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재고확보에 주력하는 시기라 휘발유 국제 가격 상승과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그러나 수출목적형 정유사인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빠르면 이번 분기 내 신ㆍ증설물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낼 예정이어서가뜩이나 수요가 줄어든 시장에서 초과 공급으로 인한 석유제품 가격 급락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S-OIL의 한 관계자는 "상압정제 규모만 하루 58만 배럴로 알려진 릴라이언스의 신증설 물량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향후 국내 업계의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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