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눈이 핑핑 돌아간다. 전화기가 제대로 상용화하는 데 86년이 걸렸다지만, 컴퓨터는 16년만에 자리를 잡았다. 초고속 인터넷은 4년, 스마트폰은 고작 1년7개월 만에 익숙해졌다. IT뿐일까. 10여년 전만 해도 인간의 유전자를 완전히 해독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환호했지만, 이제는 그 비용이 1,000달러에 근접했다는 게 뉴스다. 이렇게 과학이 인간의 삶을 파고들고 국가의 전망을 좌우하는 시대에 도대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더구나 1,000~2,000㎞ 거리에 세계 2~3위, GDP 6조~7조 달러의 초강대국 중국과 일본을 둔 한국 입장에서.
미래학 및 미래전략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설립된 카이스트 미래전략연구센터는 10개의 키워드로 이를 설명한다. 요인즉 강대국 중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동아시아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직관·창의성을 토대로 한 '하이콘셉트'를 바탕으로 '콘텐츠' '브랜드'를 선점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 또 '로봇' '바이오' '환경' '항공우주' 산업이 각광 받을 것이고, '벤처'는 다양한 직업과 시장 창출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책의 기획을 주도한 임춘택 교수는 첫 장의 개관을 통해 사회·기술·환경·인구·정치·경제·자원 등 'S·T·E·P·P·E·R' 7 단어로 재분류하고, 가장 중요한 분야로 로봇과 바이오를 강조한다. 노동력 대체를 넘어 감성과 철학의 영역을 넘보는 로봇과, 바이러스·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수준의 바이오 산업에 미래가 있다는 얘기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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