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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세상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해야"

소설가 이외수 '완전변태' 출간

문명·사회 비판 내용 담아


"작가로서 예술과 예술가는 세상을 썩지 않게 만드는 방부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살지만 현재 그런 행복에 관한 가치와 주관이 전도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함께 수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단편 10개가 모두 문명과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9년 만의 신간소설 '완전변태'로 돌아온 소설가 이외수(68·사진)는 25일 광화문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책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간 장편 7권을 포함해 총 45권의 책을 펴냈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소설 쪽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번 책에는 이미 발표된 것과 그간 버려뒀지만 새로 개작한 것, 새로 쓴 것을 합쳐 펴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책은 소설집으로는 1980년 '겨울나기', 장편 포함한 소설로는 2005년 '장외인간' 이후 오랜만에 출간됐다. 표제작인 '완전변태'는 문학사상에 발표됐던 작품으로 감옥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제도적인 정치와 어울리지 못하는 한 사람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날개 달린 곤충은 번데기 고치 속 캄캄한 절대고독을 거쳐 완전 탈바꿈을 한다. 하지만 땅바닥의 곤충들은 먹이를 구할 때도 남이 잡아놓은 것을 주워 먹거나 훔치고 떼 지어 강탈하는 굴욕적인 삶을 산다. 의식의 날개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도 먹고사는 문제에서 극명하게 차이가 드러난다. 캄캄한 고치 속을 감옥으로 비유해 날개를 가진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국내 최초 트위터 팔로어 100만명 돌파' 등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트위터는 내게 정보공간이자 습작·소통 공간이다. 이전에는 작품 하나에 보통 1~3개월씩 걸리고는 했는데 이번 책의 단편 '완전변태'는 일주일, '파로호'가 열흘 걸렸다. 다 트위터에서 훈련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는 140자로 제한적이라 (글에서) 살코기만 발라 접시에 담아 내놓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다음 작품으로 기존 소설의 삼각구도를 벗어난 형태를 구상하고 있다. 집필을 위해 요트도 구입했다. 항간에서는 그가 '아방궁'을 차렸다는 루머까지 돌았던 그 요트다. "한 미소년이 물 위를 걸어오는 것을 작중 관찰자가 이를 묘사하면서 소설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도대체 물 가운데서 밖을 본 경험이 없더군요. 수상가옥·뗏목 등 별궁리 다 하다가 요트협회 도움으로 10년 된 중고 요트를 싸게 샀습니다."

그가 마지막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이 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 이 작품은 장장 5권 분량으로 기획됐다. "현대 소설이 아직도 '소설의 아버지'라는 세르반테스의 공주-돈키호테-산초 삼각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역의 오행을 상징하는 다섯 인물을 등장시킨 '상당히 합리적인' 구조의 소설을 써보려 합니다. 이미 초반 구상은 끝났습니다. 주역에 대한 공부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으로 집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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