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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공동관리 무산위기] 외국계銀 ‘정상화 길’ 무임승차 노림수
입력2004-02-05 00:00:00
수정
2004.02.05 00:00:00
이진우 기자
`16개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를 통한 정상화`로 가닥을 잡았던 LG카드 문제가 `예견된 암초`였던 외환은행과 한미은행 등의 참여 거부로 또다시 안개 속을 헤매게 됐다. 특히 그동안 마지 못해 `남들이 하면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조건부 참여를 내세웠던 상당수 다른 채권 금융기관들도 두 은행을 따라 `불참`쪽으로 버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정상화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또 치밀하게 짜여져 있던 LG카드 지원 프로그램도 지연될 수 밖에 없어 혼란 수습이 늦어지면 그 자체로 LG카드 정상화에 큰 타격이 되는 것은 물론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LG카드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다 상당수 채권기관 역시 지난달에 1조1,000억원의 신규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 이미 추가지원에 발을 들여 놓은 상태 여서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환ㆍ한미은행 지원불참 파장= 외환은행이 5일 출자전환 및 신규 유동성 참여거부를 공식 선언하고 한미은행도 감자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뒤따르는 기존채권의 출자전환을 제외한 채 신규 유동성 지원에만 나서는 `편법` 제시하자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하루종일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신한과 조흥, 기업 등 상당수 다른 채권은행들 역시 “16개 채권은행이 모두 참여한다는 전제 아래 이사회 승인을 받은 만큼 공동관리에 참여하려면 이사회를 다시 열어야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LG카드 공동관리를 사실상 주도해온 산업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은 두 은행의 참여거부로 추가 부담을 지지나 않을까 우려하며 “더 이상의 추가부담은 없다”고 못박고 나섰다.
◇`무임승차`외국계은행 비난여론 확산= 금융권에서는 이에 따라 LG카드 주채권은행을 우리은행으로 넘긴 제일은행을 포함한 이들 은행이 대주주인 외국계 투자펀드의 이익만을 내세워 다른 금융기관과의 공조체제를 무시한 채 `무임승차` 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단기적 이익만 고려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무런 고통분담 없이 과실만 챙기려는 이들의 이 같은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며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에 대한 국내 시장의 저항감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화 프로그램도 곳곳에서 차질= 이 같은 상황 속에 국민ㆍ우리은행 등 8개 은행이 지난해 12월 지원했던 2조원의 만기연장 방안도 구체적으로 합의된 게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은 담보로 확보했던 매출채권 10조4,000억원 가운데 자산유동화증권(ABS) 3,800억원이 현금화됨에 따라 이를 회수해 갔다.
하지만 LG카드를 위탁경영하고 있는 산업은행과 정부는 이 자금을 LG카드에 돌려주고 나머지 채권도 만기 만기연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채권은행들은 3,800억원은 ABS를 담보로 대출했던 자금이기 때문에 이를 무담보대출로 전환할 수는 없다며 LG카드가 새로운 담보를 제공하거나 산업은행이 지급 보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공동관리는 차질 없이 추진”= 금융당국은 외환과 한미은행이 LG카드 지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단 나머지 채권기관으로만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두 은행이 LG카드에 추가 출자전환 하거나 신규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금액이 전체 지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스스로 합의한 LG카드 지원안이 백지화될 경우 피해자는 채권단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채권단 스스로 현명한 해결방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다른 은행들로부터 “외국계은행만 봐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함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외국계은행은 빠지고 정부가 국내은행들만 또다시 `팔 비틀기`를 시도할 경우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뿐 아니라 상당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김홍길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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