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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러기 가족' 주거 트렌드 바꾼다

평일엔 서울서 나홀로 생활 주말엔 가족 찾아 지방으로<br>치솟는 전셋값·교육문제로 서울 벗어나는 가족 잇달아 지방 아파트·전원주택 인기<br>오피스텔 등 1인가구 주택 중장년층 수요도 부쩍 늘어


서울역 인근 대기업에 다니는 조모(45)씨는 가족과 떨어져 역 인근의 오피스텔에 살고 있다. 부인과 아이들은 답답한 서울에서 벗어나 강원도 속초에 아파트를 사서 살고 있다. 조씨는 출근을 하는 평일에는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고 금요일 저녁에 가족들이 있는 속초로 내려간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서울보다 자연이 함께 있는 지방이 훨씬 살기가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경제적으로도 서울의 집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오피스텔과 지방의 아파트를 사서 생활하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고 말했다.

서울 봉천동의 J원룸형오피스텔에 사는 김모(39)씨는 현재 아내와 자녀들과 떨어져 살고 있다. 강남에 직장을 둔 김씨는 예전에는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가족과 함께 살았지만 치솟는 전셋값과 아이들 교육 문제 등의 이유로 자신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처가가 있는 경기도 평택으로 이사를 시켰다.

6일 주택 및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가족들은 지방의 싼 주택을 사서 거주하는 대신 자신은 조그만 오피스텔 등을 얻어 사는 '기러기 가족'이 늘고 있다. 주중에는 서울에서 가족과 떨어져 직장을 다니다가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가족이 있는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내려가 생활하는 이른바 '4+3족'이다.

이런 분거(分居) 가족들이 늘면서 지방 아파트와 소형 전원주택이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허재석 브레인웍스 대표는 "최근 전원주택은 30~40대의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며 "서울의 경우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한적한 교외에 있는 아파트나 소형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두 집 살림'이 늘면서 지방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충남 아산시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많다"며 "남편이나 아내가 서울에서 직장을 갖고 떨어져 사는 기러기 가족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07% 떨어졌지만 지방의 5개 광역시는 0.73% 올랐다. 특히 충남(1.71%), 충북(1.29%) 등 충청권의 경우 특히 오름세가 거셌다.

중ㆍ장년층 원룸 수요가 느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젊은 층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원룸·오피스텔은 최근 들어 40대 이상이 많이 찾고 있는 추세다. 봉천동 S공인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20~3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밖에는 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40대 남성들도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1인 가구는 2005년 67만7,739가구에서 2010년 85만4,606가구로 26% 급증했다. 특히 35~49세 1인 가구는 17만1,442가구에서 21만5,452가구로 25.2% 늘어 같은 기간 젊은 층(20~34세)의 1인 가구 증가율(13.4%)의 두 배에 달했다. 중ㆍ장년층 1인 가구가 젊은 층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도시형 생활주택ㆍ오피스텔 등 1인 가구용 주택도 중ㆍ장년층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상품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젊은 층의 경우 원룸과 오피스텔은 유일한 주거공간으로 다양한 시설이 함께 갖춰져 있는 것을 선호하지만 중ㆍ장년층의 경우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 편의시설보다는 넓은 공간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인 가구용 주택의 경우 소비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주택에 대한 요구가 다양하다"며 "건설사들도 이를 반영해 평면 설계를 다양화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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