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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아버지’ 소설속 부활

애덤 스미스 구하기 조나단 B. 와이트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영혼을 가진 지성적 존재로 사람을 대하면 모든 것을 잃지는 않는다. 반대로 소 떼로 취급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언젠가 그 뿔로 당신을 들이받게 될 테니까.” 애덤 스미스가 그의 저서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한 말이다. 스미스가 현대에 다시 태어 난다면 오늘날의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보겠는가. 이기심만으로 똘똘 뭉친 시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협박하고 기만하고 현혹하고 선을 가장하는 행태를 밥먹듯이 하고 있는 세상을 말이다. `보이지 않는 손`(Unvisible Hand)이란 대명제로 자본주의 체제의 이론적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되는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분명 “이건 아닌데...”하며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할 것이다. 미국 리치먼드 대학의 로빈슨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는 조나단 B. 와이트 교수는 이번에 나온 `애덤 스미스 구하기`(Saving Adam Smith)에서 소설 형식을 빌려 이기심보다는 신뢰와 도덕을 강조한 스미스의 사상을 재조명한다. 오랫동안 스미스를 연구해 온 와이트 교수는 `국부론`, `도적감정론`등 그의 저서에 대한 분석을 통해 스미스가 통속적인 이해와는 달리 이기심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지 않았으며, 정의와 덕성의 배양이야말로 부의 축적과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토대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와이트에 따르면 스미스는 물질적 풍요에 몰입하다 보면 반드시 심각한 심리적, 정신적 공황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한다. 소설 속에서 다시 부활한 스미스는 주인공인 번스와의 대화를 통해 “돈은 절대로 성공의 목표가 아니라 성공의 척도에 불과하다. 부의 무절제한 추구는 반드시 부패로 연결되기 마련이며, 나아가 삶에 궁극적인 의미와 행복을 안겨주는 핵심요소까지 앗아간다”고 지적한다. 결국 스미스의 핵심사상은 부를 가져다 주는 국제무역과 전문화는 개개인의 이기심을 추동력으로 하고 있지만 신뢰와 도덕, 덕성이 없이는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할 수 없음을 강조한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곳곳에서 스미스는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경제체제에서도 도덕성에 대한 요구가 산업혁명의 여명기에 요구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강조한다. 특히 정경유착, 분식회계, 벤처 비리, 기업 대표들의 독직, 노동계의 강경 투쟁 등으로 얼룩진 우리 경제 현실에서 스미스의 사상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기업들의 윤리경영 바람이나 정치권과의 관계 재정립, 임직원들의 자정 노력, 노사간 공동협력 선언 등은 뒤늦게 경제 활동에서 신뢰에 바탕을 둔 도덕성의 배양이 결코 경영 효율성이나 이익 극대화와 상충되지 않음을 인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은 절대 사람들과 동떨어져 존재할 수 없다. 사람들과 공존하며, 바로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 사람들끼리의 상호작용이 사회를 구성하는 중추적인 힘이 되고, 사람들간의 관계가 도덕적 행동의 기초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시장의 힘이 비인간적이라고 해서 사람들까지 비인간적이 되어선 안된다.” 부활한 스미스가 자본주의를 만끽(?)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시 던지는 메세지이다. 딱딱한 고전 경제학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새롭게 풀어 쓴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부활한 스미스가 대학교수인 번스와 벤처기업 CEO, 정부관료나 금융업체 사장, 노동자들과 쫓고 쫓기는 모험속에서 벌이는 흥미진진한 논쟁은 독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일반인이나 대학생은 물론, 고등학생까지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어려운 경제이론을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풍부한 사례를 통해 전달하고 있는 것은 `고전읽기`를 그만 둔 우리 독서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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