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소의 바람개비가 한 바퀴 돌 때마다 저는 돈이 생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멍구 츠펑시의 동산발전소에서 만난 김갑순(사진) 대당신재생에너지 부총경리(부사장)는 거센 바람에 힘차게 돌아가는 풍력발전 타워를 자랑스럽게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06년 한전과 대당전력그룹이 합작해 만든 대당신재생에너지의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한전이 중국에서 지금처럼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2005년 12월 당시 한전 중국지사장으로 근무하던 김 부사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대당 측이 풍력발전을 위해 파트너를 찾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즉시 본사에 보고하고 내부적으로 준비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기 때문이지요." 결국 그의 직감은 적중했고 대당과의 합작법인은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돼 한전에도 동산발전소를 비롯한 중국 내 풍력발전이 효자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풍력은 다른 발전사업과 달리 연료비 리스크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안정적이고 매력적"이라며 "특히 츠펑시 지역은 바람의 질이 좋고 평탄한 구릉지여서 관리하기 편하고 민가와도 멀리 떨어져 민원 문제도 없다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한전이 중국의 풍력발전 사업 초기 시점에 시장에 진입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당시 의사결정이 조금만 늦었더라도 지금처럼 좋은 조건으로 수익이 쏠쏠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중국에서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중국은 풍력발전을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미 초기 진입단계를 넘어서면서 자국의 풍력 관련기업들을 위해 외국 기업에 대한 혜택도 줄이는 등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도 마땅한 부지가 없어 힘들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외로 적극 진출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바람을 통해 바람(hope)을 이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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