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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안전한 식탁을 위해

최근 ‘기생충 김치’라는 사상 초유의 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포장김치 생산라인이 중단되면서 김치산업에 종사하던 수많은 근로자들이 앞날을 걱정하고 있고 배추 농가들은 안정적인 공급처를 잃어버릴까 두려워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정성껏 차려놓은 귀중한 식탁 앞에서 “내가 먹는 음식은 괜찮을까” 미심쩍어 하는 분위기다. 식품 업계의 한 지인은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사고가 나서야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며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식품산업이 다른 산업에 밀려 늘 찬밥 신세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는 “규정도 없고 유해성도 확실하지 않은 사안을 두고 정부가 과도한 발표를 했다”며 옹색하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유통업 현장에서 수많은 식품안전 사고를 바라봐온 본인으로서는 사고에 대한 선정적 관심과 공허한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먹거리 안전문제는 국민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해 보다 진지한 고찰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우선 식품업계는 식품위생법의 규정을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넓은 의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식품의 경우 완성단계에서의 품질검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원재료 재배과정부터 가공, 완성되는 전과정에 대한 품질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유통업체는 식품제조업체가 제공하는 품질검사 확인서만으로 안전을 확신할 것이 아니라 공인된 기관을 통해 중복 품질검사를 시행해 안전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유통업체가 식품제조업체와 최초 거래시에만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원산지나 보관창고 등의 환경이 변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소비자도 변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무조건 싼 가격만을 쫓을 경우 상대적으로 품질 관리에 철저했던 상품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최근 보다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트레이딩업(trading-up) 현상이 소비자들 사이에 불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기는 하다. 매일 우리의 식탁에 올라 건강을 지켜주는 식품류에 대해서 싼 가격만을 요구한다면 제2, 제3의 식품 안전사고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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