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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끼리 도와 탈출… 선원도 해경도 안도와줘 "

세월호 생존학생들 첫 법정 증언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들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 학생들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배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 선원이나 해경은 도와주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사건 관련 재판을 심리하는 광주지법 형사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28일 특별심문기일을 잡고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증인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SP-1 선실에 머물던 여학생 6명이 출석했다. 재판부의 비공개 결정에 따라 학생 가족들과 취재진 등 10여명만이 재판을 지켜봤고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들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화상증언을 할 계획이었지만 학생 대부분이 친구 또는 보호자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것을 조건으로 법정에서 직접 진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1명을 제외한 5명 모두가 직접 법정에 섰다.

학생들은 아직 충격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 못한 듯 긴장된 모습으로 진술을 이어갔다. 증언 중간마다 옆자리 친구의 손을 꼭 잡는가 하면 잠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배가 90도로 기울고 물이 차올랐기에 출입문이 머리 위로 위치하게 됐고 마침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기에 몸이 떠올라 문을 통해 선실을 나올 수 있었다"며 "그래도 혼자서는 문밖으로 나오기 힘들어 친구들이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잡아준 덕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공통되게 말했다. 그 과정에서 선원들이나 해경의 구조활동은 없었다. E양은 "기다리고 있으면 선원들이 도와줄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 오지 않았다"며 "해경도 배로 들어와 우리를 끌어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C양 역시 "해경은 밖에서 손을 뻗어 애들을 배에 태울 뿐이었다"며 "친구들이랑 복도에서 '왜 들어오지 않느냐'고 얘기하기도 했고 내가 마지막으로 나가면서 '안에 애들이 많다'고 했는데도 '구명조끼를 벗으라'고만 했다"고 밝혔다. 반복해서 '대기하라'고 나왔던 안내방송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혼란을 겪었는지도 진술을 통해 잘 드러났다. C양은 "방송에서 계속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이 자꾸 나왔는데 특히 '제발 단원고 학생들 가만히 있어달라'고 했다"며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가 당시 방송을 들은 친구가 '가만히 있는데 자꾸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며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29일까지 진행되는 심문을 통해 단원고 생존 학생들 총 23명의 증언을 들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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