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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3%에 그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내수부진 속에 수출마저 위태로운 결과다. 3년 연속 잠재성장률(3% 중반)을 밑돌아 우리 경제가 저성장 수렁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4년 경제성적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0.4%로 전기(0.9%)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과 제조업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쪼그라들며 오히려 성장세를 끌어내렸고 재정절벽·윤달에 의한 결혼식 감소 등의 일시적 요인도 있었다.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세월호 참사 때인 2·4분기(0.5%)보다도 낮았으며 한은의 지난해 10월 예상치(1.0%)를 크게 밑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2.7%에 그쳐 1년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3%로 2013년(3.0%)보다는 높아졌으나 정부(3.7%), 한은(3.5%·10월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3.4%)의 예상치에 모두 못 미쳤다.
가장 큰 이유는 수출감소다. 지난해 4·4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해 3·4분기(-2.2%)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쪼그라들었다. 2개 분기 연속 감소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4분기 이후 5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줄어드니 제조업도 주저앉았다. 4·4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0.3%로 3·4분기(-0.8%)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역시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세수결손에 따른 정부의 재정집행 부진(재정절벽)도 악재였다. 정영택 금융통계국장은 "정부가 추산한 지난해 세수결손액이 11조1,000억원"이라며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의 건설투자가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9.2% 역성장했으며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가장 낮다. 정부 소비 증가율도 지난해 3·4분기 2.3%에서 4·4분기 0.5%로 급락했다.
다만 설비투자 홀로 증가세가 확대됐다. 4·4분기에 5.6%를 기록해 3·4분기의 -0.5%에서 플러스 반전됐다. 정 국장은 "과거 설비투자 증가율 수준이 워낙 낮았다"며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4분기 성적표가 나쁘게 나오면서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지난해 4·4분기 성장세 부진을 반영해 올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연간 성장률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에 비해 고꾸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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