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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주택? 알짜배기!… 임대아파트의 재발견

전셋값 올라도 추가 부담 없고<br>분양 전환 땐 시세차익 기대<br>마감재·조경도 일반아파트 못잖아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일정 기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의무 임대기간이 지나면 분양전환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공공임대아파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청계지구 임대아파트단지. /사진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45) 차장은 지난 2009년 판교신도시에 공급된 공공임대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전용 101㎡의 아파트를 보증금 1억7,000만원, 월 임대료 65만원을 내고 10년간 임대로 사는 조건이다.

이 아파트는 임대 의무기간이 10년이지만 의무기간의 절반(5년)이 지난 오는 2014년께 조기 분양전환할 수 있다. 분양전환 가격은 감정평가를 거쳐 주변 시세의 90%선에서 정해진다. 인근 민간 분양아파트 108㎡형의 현 시세는 8억원선으로 2년 뒤 집값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면 7억원 안팎에서 분양전환 가격이 매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김씨는 기존 보증금에 5억3,000만원을 더 내면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다. 5년간 낸 임대료 4,000만원을 빼더라도 6,000만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씨는 "지난해 전셋값이 많이 올랐지만 2009년 입주 때와 같은 임대료를 내고 재계약했다"면서 "판교 집값도 많이 내렸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분양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일정 기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분양전환을 통해 소유권을 이전 받을 수 있는 임대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6일 인천시 논현동 소래지구에서 공급한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아파트는 2순위에서 접수가 마감됐다. 59㎡ 단일주택형 820가구 공급에 총 1,227명이 신청했다. 수도권 민간 분양아파트가 3순위 내 마감도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임대아파트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LH 인천지역본부 판매고객센터의 민진선 차장은 "중도해약을 대비해 일반공급물량(500가구)의 150%를 모집했는데 이를 모두 채웠다"면서 "특히 특별공급을 신청한 신혼부부가 많아 일반분양분을 줄였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공임대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것은 전셋값 상승이 한몫했다. 올 들어 전셋값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12.3%나 올랐다. 이 때문에 거주하는 동안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수준의 임대료를 내면 되는 임대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무주택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LH 임대공급운영처의 하창준 과장은 "집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면 금융비용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빚을 내서 아파트를 분양 받겠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다 보니 무리하게 집을 사기보다는 임대로 살다가 분양전환을 받을 수 있는 임대아파트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임대아파트가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뒤 분양전환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분양전환 가격은 통상적으로 주변 시세의 90% 수준에서 책정되기 때문에 일부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초기 주택 구입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수도권에서 85㎡형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최소 4억~5억원은 있어야 하는데 신혼부부 등 20~30대가 이 정도 돈을 금융권 대출을 끼지 않고 마련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임대로 살면서 장기적으로 주택구입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공공임대아파트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임대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과거 임대아파트는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싸구려 주택'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들어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조경ㆍ설계 등도 향상되면서 민간 아파트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판교신도시 등에서 공급된 공공임대아파트는 시공을 맡은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기도 한다.

임대아파트는 LH와 SH공사가 대부분 공급하지만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물량도 적지 않다. 부영ㆍ중흥건설ㆍ호반건설ㆍ유승종합건설ㆍ영무건설 등이 임대아파트를 많이 공급하는 건설사로 꼽힌다. 전국적으로 10만가구가 넘는 임대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부영은 지난해 경기 평택과 충북 천안, 경북 경산, 남양주 진접 등 4개 지역에서 5,700여가구의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를 분양했다. 이들 임대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저조했지만 최근 들어 계약률이 90%대까지 올라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호반과 중흥ㆍ유승건설도 판교신도시와 세종시ㆍ별내신도시 등에서 임대아파트를 공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리서치팀장은 "최근 2~3년 새 지방 주택시장이 호조를 띄면서 민간 임대아파트의 초기 청약률이 다소 저조했지만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이 적고 전셋값 상승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계약률이 꾸준히 오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면서 "임대아파트는 철저히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분양전환 후 시세차익까지도 고려한다면 개발호재 등 향후 주택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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