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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환경 살리면서 식생활 유지하려면

■먹거리 정책(팀 랭ㆍ데이비드 발링ㆍ마틴 캐러허 지음, 따비 펴냄)


전세계적으로 다시금 식량 위기의 징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서 먹거리 대량 생산 및 풍요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이제 다시 부족해지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곡물 자급률은 올해 들어 사상 최저인 22.6%로 추락했고, 쌀 자급률까지 83%로 떨어졌다.

이 책은 런던시립대학교 먹거리정책센터에서 식량 정책을 연구하는 세 명의 학자가 파국을 맞고 있는 먹거리 정책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파헤치고 있다. 먹거리 정책이 국가의 가장 오래되고 필수적인 정책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나라에서 굶주림과 기근을 경험하면서 먹거리 정책의 핵심은 식량 부족의 해결이었다. 돈ㆍ과학ㆍ기술을 결합해 농업을 발전시키면 식량 생산량이 늘어나 누구나 풍요롭게 먹을 수 있게 된다는 낙관적인 전망 하에 국가 정책은 생산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저자들은 정점에 다가가고 있는 화석 연료에 의존한 농업 생산은 한계에 다다랐고, 농업이 물이나 땅 등 자연을 오염시키고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는 가장 착취적인 산업이 됐다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풍요해진 먹거리는 비만으로 인한 질병을 새로운 전염병으로 내놓는 비극적인 결과까지 초래했다.

저자들은 기존 먹거리 정책이 파국을 맞은 1차적인 이유를 통합성과 일관성의 부족에서 찾는다. 농업 전문가는 먹거리의 생산 측면만, 식품영양학자는 먹거리의 영양학적 측면만, 식품위생과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위생적 측면만, 식품경제학자들은 식품산업에만, 사회복지학자들은 먹거리 복지에만 집중했고 그 결과 통합적인 먹거리 정책이 아니라 지금처럼 담당 부처마다 제각각 정책을 집행하는 상황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저자들은 건강, 환경, 사회를 하나로 묶는 먹거리 정책의 핵심개념으로 '생태적 건강'을 제시한다. 환경은 인간이 살아가고 식생활을 영위하는 기반이자 그것을 둘러싼 맥락이며, 인간이 식생활을 영위하는 방식은 환경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21세기 먹거리 정책 기준의 마지막 요건이자 생태 보건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먹거리 민주주의'를 제안한다. 모든 시민에게 먹거리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자본의 이해관계가 아닌 시민의 편에 서서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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