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州) 유세를 시작하면서 중국에 대한 제소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최소 10억달러에 이르는 불법 보조금을 자국 자동차 및 부품업체에 지급해왔다는 게 미국 측 주장이다.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납품원가를 후려쳤고 이에 따라 미국 자동차업계가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미국이 자동차산업과 관련해 중국을 WTO에 제소한 것은 7월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오하이오주 버스투어를 시작하면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관세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이 미국산 중대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2년간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따른 보복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번 제소가 재선을 노린 오바마 대통령의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하이오는 미국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스윙 스테이트'로 꼽히는 지역으로 1960년대 이후 이곳에서 승리한 후보는 예외 없이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또한 오하이오는 전체 노동자의 12.4%인 5만4,200명이 자동차산업에 종사하는 지역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 초 10.6%에 달했던 오하이오의 실업률은 최근 자동차산업 호조를 바탕으로 미국 평균(8.1%)보다 훨씬 낮은 7.2%선까지 떨어졌다.
이달 진행된 4건의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48.5%의 지지를 얻어 44.3%의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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