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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투협 대규모 명퇴의 의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1일 30명의 명예퇴직을 마무리 지었다. 이는 전체 직원 수의 10%가 넘는 대규모다. 이로써 취임 당시 '조직슬림화'를 내세웠던 박종수 회장의 조직개편 작업이 9개월 만에 외형상으로는 완료된 셈이다. 금투협은 앞서 9월 초 팀제를 없애고 대부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30명의 팀장이 직급을 잃고 부원으로 편입됐다.

증권업계가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사들보다 앞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이번 금투협의 조직개편과 대규모 명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업계 반응 이면에는 그동안 금투협의 모습이 어떠했는지가 투영된 것이라는 인상이 짙다.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금융투자업계 발전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협회가 오히려 회원사들 위에 군림하려는 행태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난달 조직개편 후 협회 직원들의 한탄에서도 그동안 협회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동해왔는지 알 수 있다. 팀장 직위를 잃은 한 직원은 "여의도의 특성상 직급 인플레이션이 심한데 회원사들과 결성한 태스크포스(TF)팀에 나가면 명함을 내밀기가 부끄럽다"며 "기존 팀장들이 대부분 40대 초중반의 애매한 나이대인만큼 순응해가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한탄했다.

팀장 지위를 잃고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긴 또 다른 직원은 "조직개편 후에도 부서장들은 팀장 역할을 수행해주기를 바라는 눈치다"며 "결제권과 인사고과권 등 권한을 모두 박탈당했고 법인카드도 회수해놓고 중간 책임자 역할을 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결단력을 높이 사는 분위기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로 조직개혁을 위해 제 살을 도려내는 것은 수장으로서 가장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개혁은 외형상의 개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번 조직개편과 명예퇴직으로 외형상의 조직 슬림화는 이뤄진 만큼 앞으로 행동이나 내실 면에서도 회원사를 위하는 금투협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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